[최준곤 교수의 Really?]태양의 색깔은 붉지않고 희다

  • 입력 2004년 7월 27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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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강렬한 위력을 묘사할 때 용광로의 불꽃에 빗대 ‘이글거린다’고 곧잘 표현한다. 그런 탓일까. 태양이 무슨 색깔인지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은 용광로의 쇳물을 연상하며 붉은색이나 오렌지색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태양은 겨울에 내리는 눈의 색깔, 즉 흰색에 가깝다. 사실 태양을 맨눈으로 직접 볼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당연히 한낮에 태양을 보는 일은 위험하다. 단지 해가 뜨거나 질 때처럼 낮게 떠있을 때 가끔 편안하게 볼 수 있을 뿐이다. 이 경우 햇빛은 지구에 들어서면서 매우 긴 공기층을 지난다.

그런데 공기에 포함된 산소 질소 먼지 등 각종 미세한 입자는 햇빛 중에서 파란색 쪽의 짧은 파장을 잘 튕겨낸다. 그래서 남아있는 빨간색 부위의 긴 파장이 우리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일출이나 일몰을 볼 때 태양이 노란색이나 오렌지색 또는 붉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이 태양의 색깔을 ‘오해’하게 만든 계기일 것이다. 하지만 태양의 ‘본색’은 여전히 흰색이다.

용광로를 예로 들면 명확해진다. 여기서 달궈진 쇠는 1000도 정도에서 붉은색을 띠다가 3000도에 이르면 주황색으로 바뀐다. 또 5000도가 넘으면 흰색으로 보인다. 흰색은 8000도까지 유지되다가 온도가 더 높아져 1만도에 이르면 파란색을 띠기 시작한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붉어지는 것이 아니라 파랗게 변하게 된다.

그런데 태양 표면은 대략 6000도에 달한다.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다면 희게 빛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에 도달한 태양빛도 백색광이다. 태양빛 가운데 우리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영역은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 무지개 색으로 구성된다. 이들이 공기층을 통과해올 때 제각기 비슷한 정도로 공기층에 흡수된다. 그 결과 일곱 색깔이 골고루 섞여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다.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 cha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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