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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시술 단속 강화에 ‘풍선효과’ 中-日로 ‘낙태 원정’ 간다

동아일보

입력 2010-04-08 03:00:00 수정 2010-04-08 06:19:52

“50만원이면…” 브로커 인터넷 활개
中 여행사 알선… 병원서 공항 마중나와
“돈 더 주면 한국인 의사가 수술” 소개도
느슨한 규정 악용… 의료사고 등 위험


“중국인 의사에게 낙태 수술 받으면 3000위안(약 50만 원), 한국인 의사한테 받으면 5000위안(약 82만 원)입니다. 태아가 확실히 7주 이내 맞나요? 7주가 넘으면 개월 수에 따라 요금이 가산됩니다.”

최근 낙태를 하는 산부인과 병원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검찰이 낙태를 주선한 병원 사무장을 구속 수사하면서 국내 산부인과들이 낙태 시술을 꺼리자 중국과 일본으로 ‘원정 낙태’를 알선하는 브로커들이 인터넷에서 활개치고 있다.

이들은 주로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 iN’과 같은 ‘지식 문답서비스’를 활용한다.

낙태 가능 여부를 묻는 질문을 검색하자 중국 A병원이 ‘한국인 컨설턴트 직통번호’를 남긴 것이 눈에 띄었다. 전화를 걸자 한국어를 구사하는 중국 동포가 전화를 받는다. “시술하는 데 얼마 정도 드느냐”고 묻자, 상담원은 “중국인 의사는 3000위안, 한국인 의사는 5000위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 의사는 산부인과 전문의이며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중국은 낙태가 불법이 아니기 때문에 중국인 의사들도 실력이 좋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수련을 받은 의사들이 중국에서 의료를 하려면 따로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내 병원에 소속돼 일한다는 점만 입증되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면허를 받을 수 있다.

이들은 비행기표를 끊는 여행사를 알선해주기도 한다. 병원과 연계된 B여행사에서 왕복 비행기표를 10만 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 전화로 비행기 편명과 도착시간만 알려주면 병원에서 직접 데리러 온다. 또 전화번호를 남기는 대신 ‘낙태 가능한 중국 병원을 가르쳐 줄 테니 e메일을 남겨 달라’고 댓글을 달기도 한다.

중국의 의술을 믿지 못하는 일부 여성은 일본 쪽을 타진하기도 한다. 일본은 검진과 수술 비용이 지역에 따라 12만∼13만 엔(약 154만 원)이다. 비행기 표 값까지 합하면 2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으로 원정 낙태를 가려는 것은 두 나라의 낙태 규정이 우리보다 느슨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1980년대 산아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낙태를 허용했다. 딸을 낙태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중국 정부는 태아의 성별을 감식해 여아를 낙태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처럼 원칙적으로 낙태를 금지하지만 태아가 22주를 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이유로 낙태할 수 있어 한국보다 수술하기가 쉽다.

노홍인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중국은 의료분쟁의 경우 속지주의를 적용하기 때문에 한국인이 중국에 가서 의료사고를 당하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을 받기 어렵다”며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의사가 어떤 경력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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