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리 체중, 한달만에 두 자리로… 자존감이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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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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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365mc ‘꾸밈 프로젝트’… 저소득 고도비만 환자 치료 도와
약물요법-생활습관 교정 등 관리… 지방흡입 등으로 ‘건강한 삶’ 선사

2일 서울 노원구 365mc 노원점에서 채규희 노원점 대표원장이 양지윤(가명·23·여) 씨의 인바디 측정 결과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2일 서울 노원구 365mc 노원점에서 채규희 노원점 대표원장이 양지윤(가명·23·여) 씨의 인바디 측정 결과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양지윤(가명·23·여) 씨가 2일 서울 노원구에 있는 비만 치료 의료기관 365mc 노원점 접수창구 옆 인바디 기계에 오르자 체중이 84.2kg로 나왔다. 양 씨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세 자리였던 체중이 1개월 반 만에 17.5kg이나 줄어든 것. 지금까지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89kg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고, 그나마 다시 체중이 불곤 했다.

그동안 양 씨에게 제일 큰 걱정거리는 요요현상(체중 감량 이후 다시 살이 찌는 것)이었다. 채규희 365mc 노원점 대표원장은 “요요가 안 생긴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꾸준한 운동”이라며 “양 씨는 근육량 유지를 잘하고 있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격려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양 씨는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에 와 진행 상태를 체크하며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교정 등의 관리를 받고 있다. 매일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식단일기도 기록한다.

양 씨는 ‘저소득층을 위한 꾸밈(꿈-I’m) 프로젝트’ 참가자다. 꾸밈 프로젝트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비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저소득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 주자는 취지로 동아일보와 ‘365mc’가 업무협약(MOU)을 맺고 진행한 공동 프로젝트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와 김익한 전공의 연구팀이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저소득층 여성의 비만율이 고소득층 여성보다 높다.

참여자 선정은 동주민센터를 통한 접수와 대한지방흡입학회 홈페이지를 통한 모집 등 투 트랙으로 진행됐다. 전자를 통해서 양 씨가, 후자를 통해선 김현정(가명·22·여) 씨, 박미혜(가명·22·여) 씨가 선발됐다.

프로젝트는 피 검사와 인바디 체크 등 건강 상태 분석으로 시작했다. 선정됐을 당시 양 씨는 몸무게 101.7kg, 체질량지수(BMI) 39.7의 초고도비만이었다. 이 경우 처음부터 지방흡입 수술을 하면 회복하는 데도 힘이 들고 효과가 나기도 어렵기 때문에 체중 감량에 먼저 들어갔다. 이달 중순 복부와 허벅지, 종아리 등 부위에 지방흡입 수술을 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비만도가 낮은 팔뚝은 람스 시술을 받기로 했다.

람스는 365mc가 개발한 지방 세포를 직접 뽑아내는 시술이다. 국소 마취를 한 채 30분 내외로 짧게 진행돼 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추출할 수 있는 지방 양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방량이 많을 경우에는 주로 지방흡입이 추천된다.

양 씨와 달리 김 씨는 초고도비만은 아니기 때문에 체중 감량 절차 없이 다음 주에 수술을 받기로 했다. 상체와 하체 간 불균형이 심한 전형적인 상체 비만 상태여서 상체는 지방흡입 수술을, 하체는 람스 시술을 받을 예정이다. 채 원장은 “김 씨는 같은 나이대 여성에 비해 혈압이 높은 편”이라며 “현재와 같은 체형을 40대까지 유지할 경우 복부 비만 때문에 고혈압이 올 확률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양 씨와 비만 양상이 비슷한 박 씨는 먼저 체중을 20kg 감량한 후 수술을 받기로 했다. 현재 식욕을 조절해 주고 체지방 분해를 돕는 약을 처방받은 상태다. 과체중으로 인한 허리통증 등 근골격계에 문제를 겪고 있어 운동보다는 식단 조절에 당분간 주력할 계획이다.

세 참가자는 체형 때문에 그동안 남모르게 많은 고충을 겪었다고 한다.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체중을 감량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양 씨는 “학창시절 아이들이 내게 손가락질하면서 ‘진짜 뚱뚱하다’고 놀렸던 게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며 “살을 빼서 자존감을 회복하고 그만뒀던 애견미용학원도 다시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키 174cm로 여성으로서는 큰 키인 김 씨는 경호원이 꿈이다. 그는 “지금 체형으로는 경호원으로서 믿음감 있게 보이기는커녕 미련해 보인다”며 “꿈을 이루기 위해 꼭 살을 빼고 싶다”고 말했다. 박 씨는 “평소 88 사이즈를 입는데 시중에서 구하기 힘들다”며 “예쁜 옷을 입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꾸밈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의사는 채 원장과 안재현 365mc병원장, 김대겸 365mc병원 부병원장 등 현재 여섯 명이다. 5∼7월경 세 참가자의 수술 및 시술 과정이 끝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꾸밈 프로젝트#저소득 고도비만 환자#건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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