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집진기에 IoT 기술 적용… 전기사용-소모품-업무량 확 줄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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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여는 CEO]김군호 에어릭스 대표

산업용 집진기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에어릭스 김군호 대표.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산업용 집진기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에어릭스 김군호 대표.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뛰어난 인력이 그 분야에만 매달리지 말고 낮은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산업에도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진정한 융·복합 아닐까요.” 14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군호 에어릭스 대표(59)가 태블릿PC를 꺼냈다. 자신의 말을 입증하듯 태블릿PC 화면에는 에어릭스가 운영 중인 집진기(먼지를 빨아들이는 기계)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1976년 설립된 에어릭스는 산업용 집진설비의 제조와 설치, 유지 보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기환경 관리업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1700여 대의 집진기를 정비·운영하는 사업 등으로 연간 10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린다. 국내 백필터 집진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비교적 단순한 기술을 활용하는 ‘로테크’(Low Tech) 기업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지난해 김 대표는 이 집진기에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했다. 집진기에 무선통신 장치가 달린 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운영 상황과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데이터를 쌓는 시스템이다.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원래 집진기는 백필터가 걸러낸 분진과 먼지를 고압의 공기로 털어내는 탈진 작업(퍼싱)을 기계적으로 일정 시간마다 반복해 왔다. 하지만 센서와 각종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필요한 시점에만 탈진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기 사용량을 크게 줄이고 필터 등의 소모품 교체 주기는 늘렸다.

무엇보다도 집진기 점검 인력의 업무 부담을 덜 수 있다. 김 대표는 “이상 작동 가능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시설을 순회하던 기존의 점검 방식을 벗어나는 혁신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에어릭스의 변화를 앞장서서 이끈 김 대표는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브랜드 그룹장과 한국코닥 지사장, 아이리버 대표 등을 지내고 2014년 에어릭스에 왔다. 그의 다채로운 경력과 경험이 집진기에 접목된 셈이다. 김 대표는 “이처럼 ICT 분야 인력이 진출해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산업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운영정비(O&M) 사업이 큰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 발전설비 등을 여럿 건설하고 있는데 장기적으로는 이런 시설물을 유지, 보수하는 영역이 중요한 미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릭스 역시 IoT를 활용한 효율성 높은 집진기 등을 앞세워 중국, 동남아 등 해외 발전소 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에어릭스의 사업 영역은 최근 관심이 커진 미세먼지 관리와도 바로 연결된다. 2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바탕으로 제철소와 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 농도를 최소화하는 것이 에어릭스 사업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초미세먼지인 PM2.5와 미세먼지인 PM10의 배출 허용 규제치를 설정해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미세먼지 해법”이라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김군호#에어릭스#ict#산업용 집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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