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돌아온 PC방 마우스의 왕자, 로지텍 G102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4월 5일 16시 34분


코멘트
한때 전국 PC방의 마우스가 로지텍 G1으로 대동단결하던 시절이 있었다. 적당한 그립감과 괜찮은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많은 이들이 G1의 그립감에 익숙해졌고, 심지어 G1을 애용하는 프로게이머까지 생겨날 정도였다.

하지만 G1이 단종된 이후 PC방 마우스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G1의 후속작임을 자처했던 G100 시리즈는 낮은 내구도 탓에 혹독한 PC방 환경을 견뎌내지 못했다. 심심하면 고장을 일으켰다. 때문에 다른 업체가 제작한 저가형 게이밍 마우스들이 G1의 자리를 나눠가지고 만다.

한때 게이밍 마우스 시장을 소홀히해 경쟁사들에게 지분을 빼았겼던 로지텍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자사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다양한 게이밍 마우스를 선보이고 있다. G502, G900, G PRO 등 사용자의 그립법에 맞춘 다양한 게이밍 마우스를 선보였다. 덕분에 로지텍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었다. 많은 일반 게이머, 프로게이머가 로지텍의 게이밍 마우스를 활용해 FPS, RTS, AOS 게임을 즐기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모델이 G PRO다. G PRO는 G1의 직계 후속 제품이다. G1과 동일한 그립감을 유지하면서 최고급 센서와 부품을 탑재한 제품이다. 때문에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만 G1의 진정한 후속이라 보기에는 상당히 고가의 제품이란 단점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G1의 진정한 후계기가 바로 로지텍 G102다. G102는 G PRO의 외관과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 센서와 부품만 보급형으로 교체한 게이밍 마우스다. 대신 가격을 타사의 보급형 게이밍 마우스와 비슷한 2만 원대 후반으로 낮췄다. (PC방용 벌크 제품은 2만 원대 초반) G102가 어떤 제품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핑거 그립과 클로 그립에 어울리는 디자인

G102는 G1과 유사한 디자인을 갖췄다. 아주 똑같은 것은 아니다. 마우스 상단의 폭이 G1보다 약간 좁다. 다만 이 부분은 마우스 그립감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마우스 그립감에 영향을 미치는 마우스 하단의 폭이나 높이 등은 G1과 대동소이하다. G1에 익숙했던 사용자라면 G102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G102는 G1처럼 상당히 작고 가벼운 마우스다. 성인 남성이 손으로 감싸쥐면 새끼 손가락이 마우스에 닿지 않고 남을 정도다. 무게는 고작 85g에 불과하다. 때문에 마우스를 손 전체로 감싸쥐는 팜 그립보다는 손가락을 마우스에서 떼는 클로 그립, 손가락만으로 마우스를 조작하는 핑거 그립에 더 적합하다. 제품 디자인도 왼쪽과 오른쪽이 완벽히 동일한 대칭형이기 때문에 핑거 그립을 해도 큰 부담이 없다. (다만 핑거 그립은 손목 건초염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익히기 앞서 주의해야 한다)

<핑거 그립을 활용해 FPS, RTS, AOS 게임에서 보다 정교한 조작을 할 수 있다>(출처=IT동아)
<핑거 그립을 활용해 FPS, RTS, AOS 게임에서 보다 정교한 조작을 할 수 있다>(출처=IT동아)

제품의 색상은 검은색과 하얀색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변색을 방지하는 재질을 채택했기 때문에 하얀색을 고르더라도 때가 끼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아무래도 하얀색보다 검은색이 변색이 되더라도 티가 덜 나기 때문에 PC방 등에서 이용할 계획이라면 검은색을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겠다. 개인 사용자는 두 가지 색상 가운데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제품 하단과 둘레에는 사용자 취향에 맞게 색상을 지정할 수 있는 LED가 탑재되어 있다. 기본 색상은 로지텍 G 시리즈를 상징하는 하늘색(Azure)이지만, 로지텍 게이밍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다른 색으로 변경할 수 있다. LED도 상시 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숨쉬듯 깜빡거리게 할 수 있고, 여러 색상이 번갈아가며 나타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LED 색상은 사용자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출처=IT동아)
<LED 색상은 사용자 취향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출처=IT동아)

G1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부가 기능을 더해

G1은 좌클릭, 우클릭, 휠 등 세 가지 버튼만 갖춘 심플한 제품이었다. G102도 이러한 기조를 잇고 있지만, 그래도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3개의 버튼을 추가로 탑재했다.

휠마우스 바로 아래있는 버튼은 마우스의 민감도(DPI, Dot Per Inch)를 변경할 수 있는 DPI 전환 버튼이다. 마우스의 민감도를 200~6000 DPI 사이에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론 400, 800, 1600, 3200 등 네 가지 민감도 가운데 선택할 수 있고, 로지텍 게이밍 SW를 PC에 설치하면 200~6000 DPI 가운데 사용자 취향에 맞는 최적의 민감도를 50단위로 변경해가며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1000~1600 사이의 민감도를 이용한다.)

참고로 G1의 민감도는 1000 DPI다. G1과 동일한 민감도로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DPI 프로필을 1000 DPI로 지정하면 된다. DPI 프로필은 최대 5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 만약 DPI 전환 기능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면 로지텍 게이밍 SW 내의 DPI 설정에서 프로필을 하나로 줄이면 된다.

제품 좌측에는 두 개의 추가버튼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론 웹 브라우저에서 앞으로 가기, 뒤로 가기 기능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각종 게임을 즐길 때 단축키로도 지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블리자드의 전략 FPS 게임인 '오버워치'를 즐길 때 좌측의 버튼을 근접 공격이나 감정 표현 기능으로 할당할 수 있다.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로지텍 게이밍 SW를 활용한 사용자 최적화 기능

로지텍 G 시리즈 게이밍 기어 가운데 상당수가 로지텍 게이밍 SW를 통해 기능을 제어하고, 사용자 취향에 맞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G102도 마찬가지다. 마우스 민감도, LED의 색상, 단축키 등을 사용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타사의 게이밍 마우스의 경우 이렇게 변경된 설정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먼저 관련 SW를 PC에 설치해야 했다. 때문에 마우스를 들고다니며, 여러 군데에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기능을 이용하기 위해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다.

G102를 비롯한 로지텍의 게이밍 마우스는 이렇게 사용자 취향에 맞게 변경한 설정을 PC 대신 마우스에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마우스에 변경된 설정을 저장하면, 다른 PC에 로지텍 게이밍 SW를 설치하지 않아도 바로 사용자 취향에 맞게 설정된 마우스를 이용할 수 있다. PC방에서 제공하는 마우스 대신 내 손에 맞는 최적의 마우스를 이용하려는 게이머들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다만 설정을 처음 마우스에 저장하거나, 마우스에 저장된 설정을 다시 다시 변경하고 싶다면 반드시 로지텍 게이밍 SW가 필요하다)

<로지텍 게이밍 SW를 활용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마우스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고, 이렇게 변경한 설정을 마우스에 저장할 수 있다>(출처=IT동아)
<로지텍 게이밍 SW를 활용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마우스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고, 이렇게 변경한 설정을 마우스에 저장할 수 있다>(출처=IT동아)

G PRO와의 차이점은?

G102는 G PRO와 큰 차이가 없는 제품이지만, 내부 부품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G PRO의 경우 마우스 센서 전문 제조사인 픽스아트가 개발한 PMW 3366 센서를 채택했다. 센서의 인식률이나 민감도면에서 현존 최고의 레이저 센서다. 반면 G102는 로지텍이 자체 개발한 머큐리 센서를 탑재했다. 2014년 출시된 게이밍 마우스 로지텍 G402와 동일한 센서다. G PRO는 민감도를 최대 12000 DPI까지 설정할 수 있지만, G102는 최대 6000 DPI까지 설정할 수 있다. 마우스의 입력 속도를 좌우하는 보고율은 둘 다 초당 최대 1000hz로 동일하다.

버튼의 내구도에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G PRO의 경우 2000만 회 클릭을 보장하지만, G102의 경우 1000만 회 클릭을 보장한다. 버튼의 내구도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셈. 하지만 1000만 회 클릭도 최소 3년 이상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실 사용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무게의 경우 G PRO가 83g으로 조금 더 가볍지만, G102도 85g으로 큰 차이는 없다.

현재 G PRO는 국내에 정식 발매를 준비 중이다. 원래 G PRO 제품군(마우스+키보드)은 국내에 정식 발매되지 않았으나, 국내에서도 G1과 동일한 그립감을 갖춘 고급 마우스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 로지텍코리아 측에서 뒤늦게 정식 발매를 추진하고 있다. 가격은 8만 원 중반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G102는 인터넷이나, 시중의 대형 마켓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2만 원 초반(PC방용 번들)에서 후반(일반 사용자용)이다. 3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제법 훌륭한 성능과 G1과 유사한 그립감을 갖춘 게이밍 마우스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G102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G102를 채택한 PC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게이머들도 보다 쉽게 G102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C방 마우스의 새로운 대세,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PC방 마우스의 새로운 대세, 로지텍 G102>(출처=IT동아)

동아닷컴 IT전문 강일용 기자 zero@donga.com

※ 리뷰 의뢰는 desk@itdonga.com으로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