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藥’ 알고보니 마약류

  • 입력 2004년 6월 8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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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부 수사관이 압수한 향정신성의약품 ‘메틸 페니데이트’.-박주일기자
8일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부 수사관이 압수한 향정신성의약품 ‘메틸 페니데이트’.-박주일기자
향정신성 의약품(마약류)이 서울 강남 지역 중고교생 사이에 ‘공부 잘하게 도와주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유통되고 있어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부(부장 임성덕·林成德)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메틸 페니데이트’를 밀수한 혐의로 미국 시민권자인 허모씨(23)를 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영어학원 강사인 허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부탁해 메틸 페니데이트 600여정을 국제우편으로 받은 혐의다.

검찰은 허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영어 개인교습을 한 점을 중시해 학생들에게 이 약을 판매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향정신성 의약품인 이 약은 스위스 노바티스사가 개발한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치료제지만 현행법상 마리화나 등과 함께 마약류로 분류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홍성도 교수는 “메틸 페니데이트는 또래에 비해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어린이들에게 치료약으로 쓰이지만 장기 복용하면 수면장애, 불안, 식욕저하, 우울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 약은 ‘공부 잘하게 하는 약’은 아니며 청소년의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 먹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찰은 이 약의 국내 유통 경로와 의사 처방전 없이 투약하는 사례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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