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탑재 스마트폰 뜰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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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이미지 촬영후 3차원 가상 이미지와 합성
레노버 ‘팹2프로’ 국내에 첫선… 대만-美서도 AR폰 준비 박차
한국업체들은 구체적 계획 없어

 
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전용 스마트폰 레노버 ‘팹(Phab)2프로’ 공개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노버 제공
5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 최초 증강현실(AR) 전용 스마트폰 레노버 ‘팹(Phab)2프로’ 공개 행사에서 모델들이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노버 제공
눈앞에서 공룡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냈다. 조금 전까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저 평범한 바닥 위였다. 손에 닿을 것만 같아 가까이 다가가자 경고하듯 포효했다. 깜짝 놀라 한발 물러섰더니 발밑에 꽃을 밟고 있었다. 조심스레 비켜서 스마트폰을 치우자 공룡도 꽃도 사라졌다.

 5일 레노버가 국내에 선보인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AR) 전용 스마트폰 ‘팹(Phab)2프로’가 구현하는 증강현실은 정교했다. 증강현실이란 카메라 등 영상 기기를 통해 현실 이미지를 촬영한 후 3차원(3D) 가상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술이다. 구글이 개발한 증강현실 서비스 ‘탱고’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해 구현되는 증강현실은 스마트폰을 통해 일상생활 곳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가구를 살 때 기존 가구들과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하거나 가상 반려동물을 키울 때 등이다.

 증강현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각종 기기에 상용화되고 있지만 단순히 현실에 가상 이미지를 덧붙인 수준이어서 어색한 경우가 많았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은 사물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모션 트래킹’, 화면 깊이를 감지하는 심도 인식, 공간 구조를 파악하는 공간 학습 등 세 가지 핵심 기술에 의해 구동되는 탱고를 개발했다.

 레노버는 팹2프로 개발 단계에서부터 구글과 협력했다. 주변 환경을 정교하게 3D 이미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사물과 공간을 1초에 25만 회 이상 측정하는 센서를 넣었다. 0.1초 만에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고 화면 심도와 명암을 파악하는 특수 기능을 갖춘 3개의 1600만 화소 카메라도 후면에 장착했다. 증강현실을 보다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도록 6.4인치 대화면과 ‘돌비 오디오 캡처 5.1’, 대용량 배터리(4050mAh)도 탑재했다. 출고가는 59만9000원. 온라인 쇼핑몰 지마켓에서 6일부터 단독 판매된다.

 팹2프로를 시작으로 증강현실 전문 스마트폰은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에이수스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탱고 지원 스마트폰 ‘젠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애플도 증강현실 기능이 강화된 아이폰8을 내년 하반기(7∼12월)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외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나온다.

 반면 국내 업체들의 증강현실 전문 스마트폰 및 플랫폼 개발 계획은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증강현실의 파급력을 주시하고 있지만 관련 콘텐츠가 한정적인 상황이어서 전용기기를 개발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스마트폰#증강현실#레노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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