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 100세]흡연자 황반변성 발생률, 비흡연자의 5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
안과 의사가 간단한 검사로 알 수 있는 정보 가운데 하나가 환자의 흡연 여부다. 망막에 분포한 혈관 상태를 보면 담배를 피우는지 드러난다. 담배를 많이 피우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높아진다. 망막동맥도 마찬가지다. 흡연자의 망막 혈관은 비흡연자보다 가늘어진 상태로 관찰된다. 안과 질환을 호소해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 류머티즘이나 당뇨 등 눈과 다소 거리가 있는 질환을 진단받거나 심근경색 등 심장 기능 이상으로 병원에 왔다가 안과 치료를 함께 받는 사례도 발견되는데, 이는 이러한 질환들이 전신 혈관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 혈관병이기 때문이다.

흡연으로 인한 눈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당뇨망막병증,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유발하는 3대 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려운 상태로 발전해 결국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한다. 특히 황반변성은 40대 이후부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시력에 문제가 생겨도 ‘노안이겠거니’ 하고 대충 넘기다 증상이 심해지고서야 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의 황반변성 발생률은 비흡연자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안일 때는 시력 주변부가 뿌옇게 보이지만 황반일 때는 중심부가 보이지 않고 주변부 시력만 남는 특징이 있다.

다행히 많은 치료법이 개발돼 시력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광자극 물질을 정맥 주사해 특수한 레이저를 쬐여 정상 조직을 보호하고 염색된 신생혈관 조직만 파괴하는 방법이 있고, 근래에는 혈관내피세포에 약한 혈관들이 새로 생기는 것을 억제하는 주사요법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주사요법으로 시력을 완전히 되돌릴 수 없다는 점에서 약물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의 개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망막 질환 전문의로서 환자들에게 꼭 당부하는 것이 금연과 체중관리다. 적절하게 운동하면 약을 쓰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황반변성은 이미 발생한 경우 먹는 음식 개선만으로는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없다. 그 이전에 금연하고 채소를 즐겨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가천대 길병원 안과 남동흔 교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