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건강100세]갑작스레 극심한 어깨 통증, 석회성 건염 의심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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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조승현 교수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조승현 교수
최근 53세 주부가 새벽에 응급실에 실려 왔다. 며칠 전부터 어깨가 아팠는데, 갑자기 어깨를 잘라내 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했다. 큰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가족의 걱정이 컸다.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어깨에 돌가루가 생기는 석회성 건염이었다.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아 환자는 귀가했다. 이틀 뒤, 외래를 찾아온 환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꾀병이었나 싶을 정도로 증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오십견’으로 알려진 동결견을 비롯해 회전근개 파열, 견관절 충돌 증후군 등 다양한 어깨 질환이 있을 수 있는데, 그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질환이 석회성 건염이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가 특별한 이유 없이 두꺼워져서 관절이 굳어져 생기지만 석회성 건염은 회전근개라는 어깨의 주된 근육의 힘줄에 석회 가루가 쌓이면서 염증이 생겨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최근 대한견주관절학회에서 전국 500여 명의 석회성 건염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역학조사 결과 석회 건염은 3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생했지만 50대 중반, 특히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석회성 건염은 급성인 경우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갑자기 발생할 수 있어서 환자들이 놀랄 수밖에 없다. 석회가 침착됐다고 하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이 지내기도 하지만, 석회가 녹으면서 어깨를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심한 통증이 생겨 치료해야 할 때가 많다. 어깨 힘줄 파열도 동반돼 수술하는 사례도 있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퇴행성 변화로 인해 석회질이 가라앉으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를 많이 쓰는 가사일로 바쁜 50대 중반의 주부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스트레칭을 포함한 적절한 운동을 평소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갑자기 생긴 심한 통증 때문에 많은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병원에 찾아오지만 다행히도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만으로도 큰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치료나 재활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거나 힘줄 파열이 동반된 경우 관절경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6% 정도만이 수술적 치료가 시행된 점을 생각하면 크게 수술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조승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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