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니틴 부족한 임산부, 뇌 간질 아동출산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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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2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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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원저우 의대 신생아의학 교수팀, 임상 연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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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으로 ‘카르니틴’(carnitine)이 부족하거나 임신 중 고기, 유제품을 덜먹은 임산부는 뇌 간질 등 아동의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는 카르니틴이 뇌에 미치는 영향과 신생아 카르니틴 결핍증의 치료법을 밝힌 최초의 논문이다.

카르니틴은 에너지를 생성하는 세포 소기관에 지방산 등을 가져다주는 효소다. 다량 섭취하면 신진대사가 빨라져 살을 빠지게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보조제’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적게 먹으면 심근병증, 간비대증, 근력장애 등 ‘카르니틴 결핍증’을 일으키게 된다. 하루 0.5~2g을 섭취하면 된다. 하지만 이는 매일 돼지고기 3kg 혹은 우유 14ℓ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식사와 더불어 영양제를 챙겨먹는 것이 좋다.

22일(현지시간) 시 첸교수팀은 SLC22A5 유전자의 이상으로 선천적으로 카르니틴이 부족한 임산부에서 태어난 아이가 생후 12시간 후 발작 증세를 보이자, 뇌파(aEEG)와 뇌 자기 공명 영상(MRI) 등을 측정하고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뇌파 검사에서는 불규칙적인 파동이 나타났고, 뇌실 오른쪽 부분이 하얗게 변해 간질의 초기 증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우선 아기에게 페노바르비탈(phenobarbital) 성분의 ‘항경련제’와 체중 1kg 당 150mg 용량의 카르니틴을 약 14일가량 투여했다. 그 결과 간질, 발작 등의 증상이 완화돼 퇴원할 수 있었다.

또한 8개월 후 아동의 성장 발달 척도인 게젤식 발달표를 측정한 결과, 해당 아동은 또래 아동의 97%로 정상 범주로 나타났다. 이는 간질을 보이는 아이에게 고농도의 카르니틴을 투여하면 뇌 손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 연구에서는 카르니틴이 태아의 분화와 성장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 태아 스스로 카르니틴을 합성하지 못해, 탯줄로부터 받아야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최근 카르니틴이 부족한 아이가 라이증후군으로 사망한 케이스들이 학계에 보고됐다. 라이 증후군은 뇌가 갑자기 붓고, 경련과 구토를 하다 40시간 내에 사망하는 병으로, 아직까지도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진은 카르니틴이 신생아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자 했다.

첸 교수는 “혈중 카르니틴 수치가 낮은 여성은 임신 시 꼭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지도받아야 한다”라며 “이번 연구가 향후 간질 치료제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온라인 공공 소아과 학회지’(BMC Pediatrics) 3월호에 게재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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