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머리에 자기장 쬐면 기억력 좋아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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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20분씩 자극땐 24시간 효과… 美연구팀 “알츠하이머병 치료 도움”

미국 연구진이 머리 왼쪽 뒷부분을 자기장으로 자극하면 24시간 동안 기억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제공
미국 연구진이 머리 왼쪽 뒷부분을 자기장으로 자극하면 24시간 동안 기억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제공
새 학기를 맞아 공부에 대한 각오를 다진 학생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새로운 암기력 향상법이 개발된 것인데 이 방법을 활용하면 적어도 24시간 동안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조엘 보스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팀은 머리 뒷부분을 자기장으로 자극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기억력을 증진시킬 수 있었다고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29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기억력과 관계 깊은 뇌 부위로 뇌 가운데 있는 해마를 주목했다. 하지만 점심을 함께 먹은 사람의 이름과 식당의 위치처럼 별개의 사항을 연관 지어 기억하는 연상기억은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방식으로 담당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장치로 뇌를 자극하는 ‘경두개 자기자극법(TMS)’에 주목했다. 이 방법은 뇌 속 전기 신호를 안전하고 간단히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우울증 치료법으로 승인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TMS로 머리의 각 부위를 자극하면서 해마와 기능적으로 가장 잘 연결된 뇌 부위가 어딘지를 찾기 위해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로 확인했다. 그 결과 머리 왼쪽 뒷부분을 자극했을 때 해마와 뇌 피질을 잇는 부분의 신경 연결이 가장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사람마다 수 cm의 차이는 있었지만 머리 왼쪽 뒷부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다.

또 이 부분을 5일 동안 매일 20분씩 반복해서 자극했더니 기억력이 높아지는 현상도 발견했다. 자극을 마친 뒤 얼굴 사진 20장과 특정 단어를 짝 지어 기억하는 테스트를 시행했더니 뇌 자극을 받은 사람들의 점수가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이다. 기억력 향상 효과는 적어도 24시간 동안 유지됐다.

보스 교수는 “해마와 피질의 상호작용이 연상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가 초기 알츠하이머병이나 해마 손상으로 발생하는 기억장애를 치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자기장#기억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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