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또… 66세 운전자, 4세 아이 치어 숨지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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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친줄도 모르고 계속 주행

네 살 남자아이가 골목에서 서행하던 차량에 치인 뒤 차량 바퀴에 밟혀 숨졌다. 가해 운전자는 아이가 치이는 상황을 목격한 행인이 사고 사실을 알려준 뒤에야 운행을 멈췄다.

17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경 서울 강서구 공항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 송모 씨(66·여)가 몰던 투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차모 군(4)을 받았다. 같이 가던 어머니보다 2m가량 앞서 걷던 차 군은 골목을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뛰어가다가 투싼 앞부분에 받혔다. 경찰 조사 결과 투싼은 평균 시속 5km로 운행했다. 사고 장소는 최고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인 어린이보호구역이다.

사고 당시 주변 폐쇄회로(CC)TV를 보면 송 씨의 투싼은 차 군이 부딪혀 쓰러진 뒤에도 계속 나아가 앞바퀴로 차 군을 밟고 지나갔다. 송 씨는 사고를 목격한 행인이 다급히 제지하고 나서야 차를 멈추고 나왔다. 차 군은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송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고 아이가 차에 부딪히는 충격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66세인 송 씨의 인지 능력 부족이 사고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보고 도로교통공단에 송 씨의 운전 행태에 대한 정밀분석을 의뢰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운전자가 차량보다 앞서 가던 어린이를 미리 발견하지 못했고 서행 중에도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면 인지 능력이 저하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며 “고령 운전자일수록 주의력과 집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의 분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송 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고령운전자#교통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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