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명수, 퇴임대법관 환송식 취소… 갈등설 불거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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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한-김신-김창석 8월 퇴임… 당초 8일 1박2일 워크숍 예정
김명수 “지방 여행가듯 할때 아니다”… 대법관 13명도 행사 취소 동의
김명수 “대법관들과 의견차이 없어”

출근하는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이날부터 열린 각급 판사회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지금의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하고 가감 없는 의견 개진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출근하는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대법원으로 출근하면서 이날부터 열린 각급 판사회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지금의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하고 가감 없는 의견 개진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명수 대법원장이 퇴임 대법관 환송식을 겸한 대법관 워크숍을 전격 취소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이달 8일로 예정됐던 대법관 워크숍은 8월 2일 퇴임하는 고영한(63) 김신(61) 김창석 대법관(62)이 참석하는 마지막 워크숍으로, 퇴임 대법관들을 환송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법원 내부에서는 김 대법원장과 퇴임 대법관들 사이의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최근 대법관들에게 연락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전국 법관들이 회의를 열고 의견을 내는 시기에 지방에 여행 가듯이 외부에서 행사를 열기가 부적절하다”며 “워크숍을 취소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법원장은 “8월에 퇴임하는 3명의 대법관에게는 마지막 워크숍이지만 사태가 이렇게 돼 이번에 취소하면 다시 열기는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관 워크숍은 1박 2일 일정으로 통상 한 해에 2번 열린다. 이번 워크숍은 지방 모처 콘도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취소 배경을 설명한 후 대법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나머지 13명의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워크숍 취소에 동의했다.

법원 일각에서는 김 대법원장이 이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 퇴임 대법관들과의 껄끄러운 관계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대법관은 향후 김 대법원장이 형사 조치를 결정하면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고 대법관은 지난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진상조사위가 결과를 발표한 후 진보 성향 판사 학술행사 축소 외압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5월 23일 법원행정처장에서 물러났다.

보수 성향인 김창석 대법관은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진행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2, 3차 조사 과정에서 조사 방식 등을 둘러싸고 김 대법원장과 견해차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대법관 3명 외에도 일부 대법관들은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김 대법원장이 확실히 “허위”라고 밝히지 않은 것에 매우 언짢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대법원장은 4일 출근길에 형사 조치와 관련해 대법관들과 의견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들이 걱정을 하신 것이었으며 의견 차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각급 판사회의에서 지금의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현명한 의견이 많이 제시됐으면 좋겠다. 이후 제 입장을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김명수#퇴임대법관 환송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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