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빨리 온 독감… 초중교 3곳 역학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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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충북-세종서 의심환자 급증… 당국, 개별학교 유행경위 첫 조사
방학前 초중고교 확산 차단 나서

최근 강원, 충북, 세종의 초중교 3곳에서 인플루엔자(독감)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선다. 겨울방학이 시작하기까지 한 달이나 남은 초중고교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가 개별 학교의 독감 유행 경위를 직접 조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넷째 주(19∼25일) 강원 A초교와 충북 B중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 독감 의심환자가 한 학년에 5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신고돼 7일 역학조사관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4일 밝혔다. 같은 기간 교육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통해 집계한 전국 초중고교생 10만 명당 독감 의심환자가 평균 8.7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A초교 등 3곳의 독감 의심환자 발생률은 다른 지역의 200배 이상인 셈이다.

2013년 독감 표본감시 체계가 정비된 이래 의심환자 수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2월 셋째 주(11∼17일)엔 학생 10만 명당 독감 의심환자가 2000여 명이었다. 역학조사관들은 A초교 등에서 도는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자형이 일치하는지, 수련회나 캠프 등 바이러스가 퍼질 만한 계기가 있었는지 분석해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

정부가 올겨울 처음으로 초중고교 내 독감 환자를 지역별로 따로 집계해 감시하는 이유는 어린이집과 학교 내 환자를 신속히 관리하는 게 유행 억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넷째 주 전국 표본 감시 의원 200곳을 찾은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7명으로, 올겨울 유행 기준(6.6명)을 약간 웃돌았다. 당국은 이에 따라 이달 1일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하지만 초등생(7∼12세) 중 독감 의심환자 비율은 15.1명, 중고교생(13∼18세)은 13.8명으로 19∼49세 성인(7.6명)이나 65세 이상 노인(2.1명)보다 훨씬 높았다.

당국은 특정 학교에 환자가 몰리진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의심환자 비율이 높은 충북 등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독감 환자는 초중고교 방학이 시작되는 12월 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를 줄이려면 환자를 격리하는 게 최선이다.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등 독감 의심 증상이 나타난 날로부터 5일이 지났더라도 열이 내린 뒤 추가로 48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 보내야 한다. 아직 독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병·의원을 찾는 게 좋다. 항체 형성에 2∼4주가 걸리지만 청소년은 예방접종을 하면 독감을 70∼90% 확률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독감#의심환자#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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