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엔딩]<9>많이 주면 제품보다 더 뿌듯…‘샘플 화장품’ 사용 꿀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일 10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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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한 A 씨. 그녀의 얼굴은 울긋불긋 트러블이 가득한 상태였다. 원인은 바로 화장품 샘플. 얼마 전 화장대를 정리하다 나온 오래된 샘플을 사용한 게 문제였다.

화장품 샘플에 대한 여성들의 애정은 남다르다. 화장품 구매 시 제품보다 샘플을 얼마나 주느냐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기도 한다. 넉넉한 샘플 증정은 여성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일부 여성은 화장대나 냉장고에 수십 개의 화장품 샘플을 챙겨놓곤 한다. 하지만 오랫동안 묵힌 샘플화장품을 사용했다가 염증이 생겨 피부 건강을 해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올해 2월부터 10ml 또는 10g이하 소(小)용량 화장품도 사용기한 및 제조번호 표기가 의무화 됐다. 샘플을 받았을 땐 위, 아래 표면에 기재된 권장 사용기한을 확인 해 같은 날짜끼리 모아두는 게 좋다. 립스틱이나 마스카라처럼 포장지에만 사용일이 기재된 경우가 있는데, 네임펜을 이용해 본제품에 적어두자.

샘플은 ‘테스트용’이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 말 그대로 본 제품 사용 전 내 피부에 맞는지 테스트를 해보는 용도다. 이는 일반인이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간혹 화장품의 샘플들을 모아 여행지에서 쓴 후 피부에 문제가 생겨 내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이럴 경우 어떤 제품이나 성분 때문에 탈이 생겼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사용했던 샘플의 브랜드와 제품명은 꼭 알아둬야 한다. 트러블이 생겼을 경우 사용을 중지하고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오래된 샘플은 미련 없이 버리는 게 좋다. 화장대를 정리하다 보면 언제 받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 샘플이 많다. 샘플은 밀봉돼 있지만 보관 환경에 따라 변질될 수 있다. 유통기한이나 제조일자가 명시돼 있어도 받은 지 1년이 넘었다면 정리하는 게 낫다. 변질된 샘플 속에는 각종 세균이 서식하고 피부 감염을 일으킬 우려가 높아서다.

마지막으로 필요 없는 샘플은 받지 말자. 필요하지 않는데 괜한 욕심에 샘플을 받아오거나 챙기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샘플을 받아왔다면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괜히 사용했다가 탈이 날 확률도 적지 않다.

자, 이제 각자의 화장대 서랍을 열고 샘플 화장품을 정리할 시간이다. 양이 많다고 비싼 브랜드의 샘플이라고 아까워 말자.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사용하다 피부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심적, 금전적 비용이 더 크다. 이제라도 과감하게 불필요한 샘플 화장품을 정리하는 게 건강한 피부를 위한 지름길이다.

이상준 원장(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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