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잡시다!]햇빛 많이 쬘수록 숙면에 도움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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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면센터에서 직접 잠들어 보니

《어떻게 하면 평일에도 꿀맛 같은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스트레스와 각종 수면질환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는 현대인에게 ‘꿀잠’은 간절한 소망이다. 수면장애는 전신피로는 물론이고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방치하지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불면증을 비롯한 다양한 수면장애 치료법을 알아보고, 포근한 숙면을 위한 꿀잠 노하우를 5회에 걸쳐 소개한다.》
4일 본보 임현석 기자가 ‘수면다원 검사’ 장치를 착용하고 잠에 들 준비를 하고 있다. 수면다원 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코골이와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검사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4일 본보 임현석 기자가 ‘수면다원 검사’ 장치를 착용하고 잠에 들 준비를 하고 있다. 수면다원 검사는 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면서 코골이와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진단하는 검사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잠들기까지 30분 이상 뒤척임’ ‘평일 평균 수면시간 5, 6시간’ ‘주말에 12시간씩 몰아서 자기’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수시로 꾸벅꾸벅 졸기’.

여느 직장인과 다름없는 기자(30)의 평소 잘못된 수면습관이다. 최근 전신피로감을 느낀 기자는 수면습관을 고치기 위해 4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코슬립수면의원’을 찾았다.

기자를 진찰한 이 병원 수면전문의 신홍범 원장은 무엇보다 평일 6시간보다 적은 수면시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 원장은 “적절한 건강 수면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7시간 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면서 “잠이 부족하면 피로감뿐만 아니라 암이나 치매 등 치명적 질환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질병이 바로 나타나진 않지만 잘못된 수면습관이 누적될 경우 신체의 면역을 크게 악화시켜 10∼20년 후 이 같은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었다. 잠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경고였다.

신 원장은 불면증을 비롯해 수면무호흡증과 코골이, 기면증, 주기적 사지운동장애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수면다원 검사’를 추천했다. 수면다원 검사는 병원에 갖춰진 수면시설에서 검사 장비를 장착하고 하룻밤을 자면서 수면 패턴을 확인하는 검사다.

○ 하룻밤을 자면서 검사하는 수면다원 검사

이날 오후 10시 수면시설이 갖춰진 이 병원 안에서 수면다원 검사를 진행했다. 뇌파와 안구 움직임, 심전도, 다리 떨림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몸 곳곳에 붙이고 수면센터 침대에 누웠다. 이날도 30분 가까이 뒤척이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병원에서 꼬박 하룻밤을 잔 것.

수면다원 검사가 끝난 뒤 받은 상담에서 기자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약한 정도의 불면증, 주기적 사지운동장애 등을 진단받았다. 약 6시간 동안 잠을 자면서 38분가량 코를 골았고, 자면서도 팔다리를 들썩이는 증상이 115회나 나타났다.

과도한 긴장상태가 밤까지 영향을 미쳐 겪는 불면증은 이해가 됐지만, 자면서 코를 곤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20대 초반 군 시절, 소음에 민감한 고참 옆에서 자면서도 한 번도 코를 곤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비만은 코골이나 무호흡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도 20대 후반 살이 급격히 쪄 174cm 키에 88kg으로 비만이었다. 비만에다가 잘못된 생활습관 등이 겹쳐 자연스럽게 수면의 질까지 떨어진 셈이다.

○ 불면증은 생활습관 개선으로 큰 효과

이 같은 수면장애들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수면장애 종류에 따라 수술적 치료와 약물치료도 고려해야 한다. 기자의 경우는 다소 수면장애 증상이 약한 것으로 나타나 생활습관 교정을 먼저 받기로 했다.

수면장애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불면증은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신 원장은 기자에게 오후 11시에 자고 오전 6시에 규칙적으로 일어나야 수면의 질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또 ‘반드시 잠에 들어야 하고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면 더 잠들기 힘들어진다고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침상 옆의 알람시계마저 치우고 소음 없이 잠자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야식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낮에 운동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 원장은 “낮에 햇빛을 많이 볼수록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활성화된다”며 “멜라토닌은 바나나와 우유, 아몬드, 콩 등에도 들어있는 만큼 이러한 식품을 많이 먹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자는 검사 다음 날 이 음식들로 식단을 꾸리고, 다소 몸이 피곤할 정도로 조깅을 했다. 잠들기 전에 몸과 두뇌의 긴장도를 최대한 떨어뜨리기 위해 30분가량 욕조에 몸을 담그고 뜨거운 물로 목욕을 했다. 실제로 평소보다 깊은 수면에 들었고 개운한 기분을 느꼈다. 신 원장은 “바쁜 직업일수록 일정한 시간에 잠에 들고, 일어나는 등 건강수면 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만약 정신적인 문제로 잠을 설치는 경우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수면장애#불면증#수면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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