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본 제주 비경]“새들도 제주에서 잠시 쉬어가라 하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겨울 철새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 순백의 흰털로 감싼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1호·사진)가 주걱처럼 생긴 검은색 부리를 이리저리 물속에서 휘저으며 먹이사냥에 한창이다. 일부 무리는 한쪽 다리만으로 지탱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고 한 저어새 다리에는 조류연구기관에서 부착한 표지가 보이기도 했다. 멸종위기종인 저어새는 2017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 3900여 마리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역에서는 30여 마리가 월동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저어새 옆으로는 가마우지가 돌담 위에서 젖은 깃털을 말리고, 흰뺨검둥오리는 무리를 지어 노닐었다. 상당한 무리를 이룬 물닭은 고개를 연신 물속으로 집어넣으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오리류, 기러기류가 수면을 가득 메운 가운데 암수 쌍을 이룬 청둥오리가 여유로운 모습으로 헤엄을 쳤다. 머리가 붉은 홍머리오리도 보였다. 습지의 갈대숲에서는 하얀빛이 선명한 백로가 우아한 자태를 뽐냈다.

제주지역 철새도래지는 하도리를 비롯해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등으로 겨울에 연간 2만 마리에서 최대 10만 마리가 찾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새 540여 종 가운데 제주에서 텃새 40종, 철새와 나그네새 378종 등 418종이 관찰됐다. 겨울철새는 시베리아 등에서 서식하는 새들이 내려와 살다가 봄이 되면 번식지로 돌아가는 새들이다. 나그네새는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 지방으로 이동하는 도중 잠시 머무는 종으로 하도리 철새도래지가 중간 정거장 역할을 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철새도래지#저어새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