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서재]폐허를 바라보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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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폐허는 저마다 찬란한 번성과 비참한 쇠락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축소된 제국이다.”

신간 ‘세상이 버린 위대한 폐허 60’(리처드 하퍼 지음·예담아카이브)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기원전 3세기에 건설된 요르단의 도시 페트라에서 시작해, 신도시로 계획됐지만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유령 도시가 된 중국 내몽골의 캉바스까지 폐허 60곳의 사진과 설명이 담긴 책입니다. 고대 문명의 흔적은 한숨이 나오도록 아름답지만 근대 들어 전쟁으로 버려진 마을에는 차마 그런 생각이 안 드는군요.

폐허가 된 데에는 경제 몰락, 자연재해, 질병, 외침, 제국의 멸망, 종교적 이유나 전쟁, 핵발전소 사고 등 정말 다양한 요인이 있네요.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타투인 행성 촬영 세트장도 제작진이 그대로 남겨두고 떠나면서 튀니지의 사막에 폐허로 남았습니다.

폐허를 보면 인간사의 무상함이 떠오르는 한편 여러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지요. 오래된 것을 부수고 새것을 짓기 좋은 연말연시입니다. 폐허를 바라보며 또 다른 새해를 구상해보면 어떨까요.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세상이 버린 위대한 폐허 60#페트라#캉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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