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산울림’ 리더 김창완과의 송년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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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송년회의 계절이다. 지난주 고교 총동문회 송년회에 갔다가 선배 가수의 라이브 공연을 보게 됐다. ‘산울림’의 리더 김창완이었다.

1970년대 기발함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전설적 밴드인 산울림은 늘 생각해 볼 만한 가사와 편안한 멜로디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60대의 나이에도 그는 어쩌면 눈빛이 그렇게 맑고, 목소리는 여전히 개구쟁이 같은지….

“언젠간 가겠지∼” 하는 ‘청춘’을 함께 부를 때는 왠지 모를 애잔한 마음이 들다가도, ‘아니 벌써! 해가 솟았나’를 부를 때는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헤드뱅잉을 하면서 환호성을 질렀다.

모임이 끝나고도 계속 흥얼거리도록 맘속에 남았던 곡은 ‘어머니와 고등어’였다. 어머니가 냉장고 안에 준비해주신 소금에 절인 고등어,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구이를 먹을 수 있겠네∼ 하는 행복감. 어린 시절 어머니는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갈치조림을 잘 해주셨는데…. 추운 겨울, 뚝배기 속에서 보글보글 자글자글 끓어가던 어머니의 갈치조림 만드는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산울림#김창완#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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