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당신은 ‘초콜릿 크림 브륄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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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젊은 여자들이 ‘초코바’라면, 당신은 ‘초콜릿 크림 브륄레’예요.”

캬아. 중년 여성의 매력을 크림 브륄레에 비유하다니. 최근 프랑스 영화 ‘파리로 가는 길’(사진)을 보다가 감탄했다.

크림 브륄레는 커스터드 크림 위에 설탕을 올려 가열해 윗면을 캐러멜로 만드는 디저트다. 그래서 딱딱한 표면 속으로 스푼을 넣을 때 의외의 부드러운 속살에 감탄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살이에서 갑옷을 입었지만 속은 여린 중년의 모습이다.

영화는 남편의 출장을 따라 프랑스 남부에 왔던 미국 여자 앤이 남편 친구인 프랑스 남자 자크의 차를 타고 둘이 파리로 가는 일종의 로드 무비다. 자크는 그 여정에서 프랑스 미식(美食)의 세계로 이끈다.

“계약과 수플레는 타이밍이에요.” “이건 크로탱 드 샤비뇰 치즈랍니다.”

수플레는 달걀흰자의 거품으로 한껏 부풀리는, 인생의 ‘찬란한 한때’다. 또 샤비뇰 염소치즈는 숙성이 길수록 맛이 조화롭다.

‘서울로 가는 길’을 찍는다면…. 삶의 기쁨과 숙성을 어느 음식에 담아낼 수 있을지. 우리의 음식을 돌아보게 된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초콜릿 크림 브륄레#영화 파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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