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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의 문학뜨락]한국 추리소설, 르네상스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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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의 문학뜨락]한국 추리소설, 르네상스 시대 열리나

김지영기자 입력 2016-12-08 03:00수정 2016-12-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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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진기 씨의 추리소설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낚싯줄로 남편을 교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여성에 대한 사건을 맡은 변호사 고진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출간 6개월 만에 5쇄를 찍었다. 꾸준한 수요가 있다는 뜻이다.

 도 씨뿐 아니다. 한국 추리소설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올해 오늘의작가상 본심 후보에 오른 10명 중 3명이 추리소설 작가였다. ‘악마는…’의 작가 도 씨를 비롯해 최혁곤 송시우 씨였다. 본심 후보는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이용하는 독자들의 투표로 정해지는데 이 추리 작가 3명 중 2명은 투표 내내 실시간 톱5 순위 안에 들었다.

 의외의 결과였다. 이 추리 작가들이 후보 10명 중 다른 7명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낮아서다. 함께 오른 작가들은 정유정 김경욱 편혜영 김중혁 장강명 씨 등이었다. 그럼에도 추리 작가들이 높은 순위에 오른 것은 그만큼 조용하면서도 탄탄한 지지층이 있다는 의미다.

 장르소설 전문 출판사인 황금가지의 김준혁 편집장에게 이 현상을 물었다. 그는 “한국 추리소설이 새롭게 기지개를 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국 작가가 쓰는 추리소설은 초판을 소화하기도 힘들었던 것이 최근 수년 새 재쇄, 3쇄가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렇게 독자들이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추리소설의 작품 수준이 올라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들 추리물의 리뷰 중에는 ‘퍼즐이 절묘하게 맞춰지는 재미’, ‘소설로 읽는 영화 같은 느낌’에 ‘히가시노 게이고가 시시해졌다’는 소감도 눈에 띈다.

 미스터리 소설 전문 잡지인 ‘미스테리아’의 김용언 편집장은 “최근의 국내 추리소설 작가들은 미스터리 장르의 역사를 잘 알고 있으면서, 한국에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한 고민도 깊다”고 말한다. 최혁곤 씨는 소설 ‘B파일’에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조선족 출신 은행원을 등장시키고, 송시우 씨는 ‘라일락 붉게 피던 집’에서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잦았던 1970, 80년대를 불러낸다. 이렇듯 작품의 완성도뿐 아니라 한국 독자들에게 사실감과 친밀감을 부여하려는 노력의 배경은 무엇보다 작가들의 전문지식을 꼽을 수 있다. 현직 판사인 도 씨, 신문기자인 최 씨,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했던 송 씨 등이 그렇다.

 김용언 편집장은 “최근 추리 작가들은 사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되는 범죄를 다루는 쪽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추리소설이 단순히 퍼즐을 맞추는 데서 벗어나 독자층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기도 하다. 한국 추리소설의 뉴웨이브 시대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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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진기#추리소설#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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