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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량-시멘트로 통크게 지원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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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식량-시멘트로 통크게 지원해달라”

동아일보입력 2011-08-05 03:00수정 2011-08-0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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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꼬이는 두가닥 현안 3년 넘게 중단된 금강산관광 사업이 다시 한 번 기로에 섰다. 북한은 최근 미국의 한국계 무역회사를 새 관광사업자로 지정해 독자적인 관광사업을 시도하고 나섰다.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다른 주변국을 대상으로도 사업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허를 찔린 분위기다. 3일 밤 북한이 미국 사업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식에 정부 당국자들은 “금시초문”이라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4월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제정하고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할 때도 정부 관계자들은 남측의 관광 재개를 압박하려는 제스처로 해석했다.

정부는 4일에도 북한의 최근 동향에 대해 그 의미를 애써 축소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미국의 조그만 소주 수입회사가 법적 효력도 없는 MOU를 체결한 수준이라면 정부가 나서 대응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북한의 독자적인 관광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새 사업자라는 미주조선평양무역회사도 미국 정부의 대북 제재 때문에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며 실제 관광 수요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정부는 내심 북측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일부는 이날 방북한 현대아산 임직원들에게도 북측과 이 문제를 논의해 보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관광을 둘러싼 갈등에다 대북 수해지원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던 정부의 구상마저 쉽사리 풀리지 않는 분위기다.

북한은 이날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식량과 시멘트 등 물자와 장비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대한적십자사가 생필품과 의약품, 라면 등 50억 원 규모의 대북 수해지원을 제의한 데 대해 식량과 시멘트를 달라며 역제의해 온 것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번처럼 통 크게 해달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지원해 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쌀 5000t과 컵라면 300만 개, 시멘트 1만 t을 구호 물품으로 정하고 지원하다가 연평도 포격 도발이 발생하는 바람에 시멘트는 3000t만 넘겨준 상태에서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정부는 다시 통지문을 보내 “어제 통보한 대로 생필품 의약품 등을 보내겠다”고 알렸다.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식량과 시멘트는 곤란하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 간에는 수해 지원 품목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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