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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四季]살 오를대로 올라 고소함 ‘자르르’… 지금 놓치면 ‘말짱 도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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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四季]살 오를대로 올라 고소함 ‘자르르’… 지금 놓치면 ‘말짱 도루묵’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김동욱 기자 입력 2017-11-02 03:00수정 2017-11-02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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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다이어리알 공동 기획]11월 도루묵
《여름철 떨어졌던 입맛이 슬슬 돌아온다. 수확의 계절에 걸맞게 동해 바다는 어선들로 북적이고 있다. 가을 동해 바다는 보물창고다. 이맘때 제대로 맛이 오른 생선이 있다. 바로 도루묵(사진)이다. 도루묵은 평소에는 동해 먼바다에서 살다가 산란기 때 알을 낳기 위해 동해 연안으로 온다. 산란 시기는 11월 말에서 다음 해 초까지 겨울철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기는 산란기 전으로 살이 오를 대로 올랐다.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품는 알이 많아 겉보기에 암컷 도루묵은 배가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다. 수컷보다 크기도 커진다. 그래서 ‘알도루묵’이라 부르기도 한다.

살이 오른 만큼 영양가가 가득하고 맛도 최고다. 구워 먹으면 기름이 올라와 고소하다. 도루묵이 산란을 하고 나면 살이 푸석해진다. 12월의 도루묵은 알이 딱딱해져 맛이 떨어진다. 지금 이때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말짱 도루묵은 금물이다.》
 

[핫 플레이스 5]

도루묵은 11월에 먹기 딱 좋다. 산란 전으로 살이 오를 대로 올랐고 품은 알도 많기 때문이다. 이때를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구이와 찜, 조림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철 요리는 한 계절을 맛보는 것이라고 했던가? 찬바람 불면 반가워지는 생선, 그중에서도 도루묵을 맛보러 떠나 보자. 오늘의 밥도둑, 술도둑은 도루묵이다.

○ 어진

동해안 생선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 피문어, 오징어, 곰치, 망치, 도치 등 동해 생선들을 국과 매운탕, 두루치기 등으로 요리한다. 주 메뉴는 도루묵. 강원 속초 중앙시장에서 씨알 큰 놈으로 골라 매일 올라온다. 도루묵찜이 별미인데 황태 한 마리를 통째로 넣어 우려낸 육수에 무청시래기와 감자, 무를 밑에 깐다. 위에 도루묵을 올리고 숙성된 소스를 넣어 센 불에 조려내듯 끓이면 자작한 양념의 도루묵찜이 된다. 도루묵구이도 빠질 수 없다. 큰 도루묵만 선별해 소금으로 간을 해 굽는다. 손맛 좋은 주인장이 뚝딱 만들어 내는 반찬들도 주목하자. 도루묵 식해, 서거리깍두기는 따로 판매하라는 요청이 많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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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강남대로18길 15-11, 02-2058-2933. 도루묵찜(대) 4만 원, 도루묵구이 3만 원.

○ 월성식당

강원 강릉 주문진 수산시장길을 따라 빽빽하게 들어선 음식점 가운데 월성식당은 유난히 손님들로 바글거린다. 장치찜과 도루묵찌개 맛집으로 유명하다. 장치찜은 큼직하게 토막 낸 장치를 매콤한 양념으로 쪄냈다. 쫄깃한 살점도 맛나지만 양념을 밥 위에 덜어 비벼 먹어도 좋다. 도루묵찌개는 별미 중 별미다. 도루묵 열댓 마리가 들어간 찌개는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자작해져 진한 맛이 난다. 쫄깃한 도루묵의 식감과 ‘꼬독한’ 알을 씹으면 소주 한잔 절로 생각난다. 1, 2호점이 근처에 있는데 2호점이 새로 지어져 깨끗하다.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시장3길 4-1, 033-661-0997. 도루묵찌개(대) 4만 원, 장치찜(대) 4만 원.

○ 정선네생선구이

언제나 생선 굽는 냄새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꽁치, 임연수어, 삼치, 청어를 기본으로 참돔, 병어, 딱돔 등의 생선구이를 맛볼 수 있다. 열이 식지 않도록 연탄불에 달군 철판에 생선구이를 내줘 생선을 발라 먹는 내내 뜨끈뜨끈하게 먹을 수 있다. 제철 맞은 도루묵은 살보다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알로 가득 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홍어무침이나 간자미찜, 한치무침도 있어 골고루 시켜 맛보면 좋다. 어수선함과 왁자지껄함을 감수하며 술과 함께 즐기는 투박한 생선구이집이다.

서울 관악구 봉천로 485 삼우빌딩, 02-882-4492. 도루묵구이 1만6000원, 참돔구이 1만8000원.

○ 거진생태도루묵

경기 수원시 동수원 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생태탕, 도루묵 전문점으로 생태탕과 생태지리(맑은 탕)는 강원 고성 거진항에서 가져온 선도 좋은 생태로 끓인다. 인기 메뉴는 도루묵구이. 주문하면 한 접시에 5마리씩 나오는데, 알이 꽉 차 있어 술안주로 좋다. 가족 단위 손님 중 아버지를 따라 도루묵구이를 처음 맛보는 아이들도 고소한 맛에 부담 없이 먹는다. 직접 만든 창난젓과 가자미식해도 별미다. 매콤하고 칼칼해 찾는 이가 많아 포장 판매도 하고 있다. 맛깔 나는 밑반찬은 밥도둑이다. 내부는 깔끔한 온돌석에 단체 모임을 하기에도 좋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128번길 49, 031-222-2381. 도루묵찌개 1만 원, 도루묵구이 2만 원.

○ 을지오뎅

서울 중구 을지로 골뱅이 골목에 자리 잡은 실내형포차로 일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술 한잔 곁들이기 좋다. 시샤모(열빙어)구이, 황태양념구이, 삶은 오징어 등도 좋지만 알이 꽉 찬 도루묵구이와 도루묵조림으로 입소문을 탔다. 도루묵구이는 크기가 크고 알과 살이 실해 제값을 한다. 도루묵조림은 양파, 감자, 무와 함께 국물이 거의 없다시피 뭉근히 조려서 나와 칼칼하다. 배부른 안주가 아니기에 2차 장소로 적당한 곳이다.

서울 중구 수표로 54, 02-2274-5092. 도루묵구이 1만3000원, 도루묵조림(대) 2만5000원.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정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음식사계 기사는 동아닷컴(www.donga.com)과 동아일보 문화부 페이스북(www.facebook.com/dongailboculture), 다이어리알(www.diaryr.com)에 동시 게재됩니다.

 

▼구이는 뼈째, 찜은 양념과 함께▼

도루묵 지느러미를 자를 때 아가미 덮개 부근의 가시를 주의해야 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970년대 강원도에서 도루묵은 삽으로 퍼서 한 삽에 1000∼2000원에 팔던 흔한 생선이었다. 그러다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도루묵 알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내 도루묵은 일본으로 대부분 수출돼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헛수고했다’라는 뜻의 관용 표현인 ‘말짱 도루묵’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전해진 바에 따르면 조선시대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피란을 가다가 ‘묵’이라는 생선을 맛보고 그 맛에 만족해 ‘은어’로 부르도록 했다.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다시 궁궐로 돌아와 ‘은어’를 먹어 봤지만 그 맛이 아니었다. 결국 원래 이름인 ‘묵’으로 다시 부르게 하였고, ‘도로 묵으로 부르다’는 말에서 ‘도루묵’이 됐다는 것이다. 그저 우리말 유래라지만 도루묵은 참 억울한 생선이다. 이렇게 담백하고 맛이 좋은데 찬밥 신세라니….

도루묵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손질하는 법을 알아보자. 도루묵은 다른 생선에 비해 비늘이 없어 손질하기가 매우 편하다. 구이를 하려면 흐르는 물에 꼼꼼히 씻고 지느러미를 잘라 주기만 하면 된다. 아가미 아래쪽에 꽤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턱에도 작지만 이빨이 있으니 특히 유의해야 한다.

‘어진’의 조영정 대표는 도루묵찜과 도루묵구이를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줬다. 도루묵찜은 요리 뒤 살이 흐물거려 자칫 잘못하면 부서지기 쉽다. 국자로 도루묵을 뼈째 떠서 양념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도루묵구이 역시 젓가락으로 헤집어 봐야 살점이 잘 나오지 않는다. 머리를 떼어 내고 뼈째 먹어야 맛있다. 두 손으로 도루묵 허리를 꺾어 입으로 가져가면 된다. 가시가 워낙 가늘어 꼭꼭 씹어 먹으면 된다.

도루묵 요리, 그중 찜이나 조림을 가정에서 할 때는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물의 양이다. 물을 많이 넣으면 비린내가 나서 간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최대한 자작하게 맞춰 양념 간이 생선에 바로 밸 수 있도록 조리해야 한다.

※도루묵 손쉬운 손질법과 맛있게 굽는 법 동영상(youtu.be/3wZKJpuzQFA)
 

#도루묵#도루묵 구이#도루묵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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