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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입문 후 줄곧 “헌법 개정은 비원” 부르짖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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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치입문 후 줄곧 “헌법 개정은 비원” 부르짖어

장원재 특파원 입력 2017-06-24 03:00수정 2017-06-24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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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전범’ 외조부 기시 前총리로부터 물려받은 ‘개헌의 피’
지금의 헌법, 패전후 산물 인식
2007년 참의원 선거 참패후 물밑작업… 5월 “2020년 새헌법 시행” 노골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06년 자신의 저서 ‘아름다운 나라로’에서 “국가의 골격은 일본 국민의 손으로 백지 상태에서 만들어야 한다. 헌법 개정이야말로 독립 회복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1946년 공표된 평화헌법이 패전 후 연합국총사령부(GHQ)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베는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재임기간 1957∼1960년) 전 총리로부터 개헌에 대한 신념을 물려받았다. A급 전범으로 기소돼 3년간 수감 생활을 했던 기시 전 총리는 ‘자주헌법 개정’을 내걸고 1955년 자민당 창당을 주도했고 마지막까지 개헌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아베는 정치에 입문한 후 줄곧 “헌법 개정은 자민당 창당 이래의 비원(悲願)”이라며 개헌을 부르짖었다. 하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2006년 총리에 취임한 후 의욕에 불타 ‘2010년 헌법 개정’ 목표를 내걸었다가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해 1년 만에 물러났다.

절치부심 끝에 2012년 말 다시 총리가 된 뒤에는 좀 더 신중하게 개헌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13년에는 “헌법 개정 절차가 너무 어렵다”며 ‘중·참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개헌 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96조를 ‘과반수’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개헌 발의의 문턱을 낮춘 뒤 핵심인 헌법 9조(무력행사와 군대 보유 금지)를 개정하겠다는 이른바 ‘2단계 개헌론’이었다. 하지만 ‘꼼수’ ‘사기’라는 비판 여론에 힘을 얻지 못했다.

그 대신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를 내세워 인기를 얻었고 2014년 7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도록 헌법 해석을 바꿨다. 이듬해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골자로 한 새 안보법을 통과시키며 실질적으로 헌법 9조를 무력화했다. 아베 총리는 또 경제 살리기와 외교적 성과에 힘입어 어느새 중·참의원 3분의 2를 개헌 세력으로 채우는 데 성공했다. 총재 3선을 금지한 자민당 당규를 바꿔 2021년까지 장기 집권을 할 발판도 마련했다.

아베 총리가 본격적으로 칼을 빼든 것은 지난달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다. 그는 “2020년에 새 헌법을 시행하고 싶다. 9조 개헌에도 정면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당도 이를 받아 헌법개정추진본부를 가동해 올가을 초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개헌세력이 중·참의원 의석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개헌안을 발의하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찬반 여론이 엇갈려 국민투표 장벽을 넘기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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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아베 신조#일본 헌법 개정#기시 노부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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