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드롭킥으로 세계 호령 ‘영원한 챔피언’… 프로레슬러 이왕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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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 제자로 1600여 차례 링 올라… 5년전 암수술후 레슬링 부흥 힘써
‘개그맨 이동우에 눈 기증’ 유언

프로레슬러 이왕표 씨(사진)가 4일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향년 64세.

1954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박치기왕’ 김일의 1기 제자로 1975년 프로레슬링에 데뷔했다. 190cm의 거구였던 그는 표범이 그려진 태권도복 차림으로 등장해 호쾌한 돌려차기와 드롭킥을 구사하며 ‘나는 표범’으로도 불렸다.

고인은 1980년대 중반 이후 프로레슬링의 인기가 떨어져 계보를 이을 선수마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도 프로레슬링의 부흥을 위해 힘썼다. 1993년 세계레슬링연맹(GWF)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한 그는 50대 이후에도 링에 올라 1600차례 경기에 나섰다.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를 지냈다.

고인은 프로레슬링이 각본대로 움직인다는 ‘가짜’ 논란에 대해 “나의 프로레슬링은 쇼가 아닌 진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3년 담도암으로 쓰러졌지만 세 차례 수술 끝에 병상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최근 암이 재발했다.

그가 5년 전 암 투병 중 공개한 유서에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개그맨 이동우에게 자신의 눈을 기증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동우의 질환이 망막 이식으로도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병으로 알려져 고인의 눈이 실제로 기증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8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 청아공원. 02-3010-2261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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