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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의 다른 경제]박근혜의 장관들, 앞줄로 나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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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의 다른 경제]박근혜의 장관들, 앞줄로 나오라

홍수용 논설위원 입력 2017-06-30 03:00수정 2017-06-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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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용 논설위원
동아일보 28일자 1면 사진 제목은 ‘앞쪽엔 신임장관들, 뒤쪽엔 떠날 장관들’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관들이 국무회의 전 차를 마시는 장면인데 앞줄의 신임 장관은 표정이 밝은 반면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뒷줄의 기존 장관들은 어두워 보였다.

기존 장관들은 “우연히 그때 뒷줄에 있었을 뿐”이라고 나에게 설명했다. 사진 얘기라면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할 말을 못하는 ‘심리적 뒷줄’에 선 상태다. 현 정부의 소통 방식이 전 정부의 장관들을 밀어내거나 그들 스스로 물러섰기 때문이다.



주눅 든 뒷줄, 월급은 왜 받나


이준식 사회부총리는 자사고·외고 폐지 방침에 반대한다. 학교 서열화는 나쁘지만 우수한 학생이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월성 교육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 부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이런 직언을 했을까. 다소 우회적인 그의 답은 이랬다.

“회의 때는 교육정책을 교육의 본질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 무상교육 문제가 주된 관심사였지요.”

논의의 관점 자체가 달라서 국무회의에서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자의로 뒷줄을 택한 부류에는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속한다. 그는 현재 차관 중심으로 국정이 돌아가고 있어서 장관이 관여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했다. 국무회의 때 문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지만 그 말이 뭔지는 밝히지 않았다. 떠날 장관인데 공개 발언이 조심스럽다는 뉘앙스였다. 장관이 움츠러든다면 정책은 한쪽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보수, 진보진영은 보수 경제, 진보 경제가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환경 문제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은 시장의 자율적인 해결을 중시한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정부의 규제를 중시해왔다. 정작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라는 규제로 녹색성장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였다. 반면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자동차 문화를 위해 연료에 매기는 세금을 높이자는 진보 녹색주의자들의 전통적인 주장과 달리 문 정부는 경유세율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경제 현실이 이념과 다르게 흘러간 지 오래다. 박 정부의 장관들은 문 대통령 앞에서 바로 이 경제논리를 말해야 한다. ‘나중에 민간인 신분으로 말해야지’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평론가는 지금도 차고 넘친다.

뒷줄에 선 박 정부의 장관들이 느끼는 위축은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직전 노무현 정부에서 잘나갔던 관료들이 느꼈던 압박감과 비슷하다. 2008년 행정안전부는 부처에서 보직을 받지 못한 4급 이상 관료 205명을 ‘잉여인력’으로 분류하고 중앙공무원교육원(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으로 몰아넣었다. 지금 차관급 관료가 된 A 씨가 당시 교육에서 들은 말은 “여러분 머릿속을 싹 씻어내라, 노무현 정부는 잊어라”였다. 이때 보수 정부에 대한 정이 떨어졌다고 했다. 자신이 정권에 찍혔다고 생각하는 관료가 일을 제대로 했을 리 없다.

이념으로 찍어내지 말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은 현 정부의 정책 로드맵이 확정되는 대로 국정철학 교육을 할 예정이다. 정권의 이념은 교육 대상이 아니라지만 청와대에서 강의차 내려오는 수석비서관이 무슨 말을 할지 모른다. 지난 정부에서 공무원을 이념의 잣대로 찍어내는 바람에 중앙부처 공무원 수백 명이 정권 교체를 기다렸다. 이번에 박근혜 정부에서 잘나갔던 공무원이 잉여인력이 된다면 혈세만 낭비하는 게 아니라 보수와 진보 경제가 시너지를 낼 기회도 잃을 것이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
#보수주의자#이준식 사회부총리#비정규직#무상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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