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이성우]동북아 협력 클러스터 구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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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
이달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제4차 동방경제포럼이 열렸다. 러시아의 극동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 유치 전략의 하나로 시작된 이 포럼은 4년을 경과하면서 구색을 갖춘 동북아 핵심 행사가 되고 있다. 2014년 러시아가 ‘극동지역 사회경제개발 국가프로그램’을 연방정부령으로 채택한 뒤 극동 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동방경제포럼을 동북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다자간 플랫폼으로 위상을 올려놓았다. 올해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일본 아베 신조 총리까지 참가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행사로 만들었다.

이번 행사에는 남과 북, 러시아 3개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세션이 별도로 마련됐다. 러시아 교통부 차관, 북한 철도성 부상, 한국 정치인과 관료, 학자가 참석한 행사로 3개국이 접점이 되는 나선경제특구와 연해주 하산지역을 연결한 공동성장 방향을 모색했다. 한국은 한반도의 영구 평화와 동북아 인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 구축사업을 제안했다. 동북아 관련국 모두가 공동 성장하는 방안이다.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의 주요 내용은 첫째, 연결고리의 강화다. 시작점이 되는 나진항과 중국 훈춘, 러시아 하산까지 추가 도로를 구축하는 것이다. 둘째, 물동량의 창출이다. 나진항 배후 유현지구와 중국의 훈춘 산업단지, 러시아 하산의 농축수산물 가공단지 등을 활성화해 화물의 흐름을 촉진시킨다. 마지막으로 1910년대 연해주를 배경으로 활동한 항일운동의 선구자 최재형 선생이 ‘동양의 스위스’라고 감탄했던 하산 지역, 중국 훈춘 접경 동북범 보호지역과 북한 동번포, 서번포 호수의 빼어난 나선지역 관광자원을 연계한 동북아 국제관광벨트를 만들어 화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흐름을 촉진하는 것이다. 결국 나선, 하산, 훈춘을 연결한 공간에 물류, 산업,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만들어 초국경 연결공간을 만들자는 것이다.

남북한과 러시아의 평화협력 세션의 마지막에 북한 당국자는 3자 협력을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 클러스터’ 구축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참여를 언급했다. 궁극적으로 한국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초국경 협력사업안을 위한 공동연구팀을 구성한다면 보다 정확하게 상대국의 의사를 반영해 지속 가능성이 높은 방안을 함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한반도 평화 정착과 공동 번영을 다지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
#동방경제포럼#경제협력#평화협력#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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