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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양종구]바늘구멍 뚫은 백승호, 더 높이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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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서/양종구]바늘구멍 뚫은 백승호, 더 높이 날자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입력 2017-05-19 03:00수정 2017-05-1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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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양 기자! 이번에 우리가 큰일을 냈어.” 2010년 2월 초 김영균 한국유소년축구연맹 부회장(현 회장)으로부터 흥분한 목소리로 전화가 걸려왔다. 사상 처음으로 스페인의 명문 FC 바르셀로나(바르사)에 백승호가 입단하게 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백승호에게 바르사 유니폼이 없어 스포츠용품업체로부터 빌려서 입게 한 뒤 사진을 찍어 2월 11일자로 단독 보도했던 기억이 바로 어제 일 같다. 1년 뒤 이승우와 장결희도 바르사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1년 겨울 바르사를 찾았다. 세계 최고의 팀답게 바르사 유소년팀은 월드스타를 만드는 체계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7세부터 18세까지 연령별로 8개 그룹을 만들어 세계 최고의 기술축구를 전수하고 있었다. 바르사는 7세부터 12세까지는 5개 그룹으로 나눠 7인제 축구를 가르친다. 엔트리는 11명이다. 12세부터는 그라운드 전체를 쓰는 11인제 축구를 본격적으로 가르친다. 인판틸 A, B(12∼14세), 카데테 A, B(14∼16세), 후베닐 A, B(16∼18세). 각 그룹 수준별로 20, 21명이 엔트리다. 18세를 넘어가면 진짜 프로가 된다. 프로B와 A가 있다. 프로A가 1군이다.

바르사 유소년팀에 입단했다고 성공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매년 평가해 기대 이하인 선수는 가차 없이 솎아 낸다. 현지에서 백승호를 돌보는 어머니 김미희 씨는 “승호 친구가 매년 8명 이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매년 새로운 유망주를 선발해 남은 선수들과 경쟁시킨다. 이런 바르사 유소년 시스템 속에서도 1군 선수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 2∼4년에 1명꼴로 1군 선수가 탄생할 정도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등은 이 바늘구멍을 통과해 세계적 선수가 됐다.

바르사는 축구 실력보다 인성을 더 중요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모든 선수가 18세까지는 학교에 가야 하며 별도로 인성교육도 받는다. 2011년 당시 바르사 알베르트 푸이츠 유소년팀장은 “축구도 잘해야 하지만 평상시 생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프로가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어려서부터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백승호(바르사 B)와 이승우, 장결희(이상 후베닐A)는 아직 바르사에서 뛰고 있다. 바르사의 검증을 잘 견뎌내고 있다는 의미이며 메시 같은 선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증명할 기회는 극히 드물다. 간간이 1군에 불려 올라갈 때 보여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20일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은 절호의 기회다. 이 월드컵은 스타 탄생의 장이다. 메시와 티에리 앙리(프랑스),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등이 이 무대에서 스타로 떠올랐다. 장결희는 컨디션 난조로 엔트리에서 빠졌지만 백승호와 이승우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다. 백승호와 이승우가 이 무대에서 확실하게 빛을 발해 월드스타 대열에 오르고 바르사 1군에도 합류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조기 대통령선거를 마치고 처음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 이벤트다. 20일 한국과 기니의 개막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응원한다면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4년 만에 ‘4강 신화’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도 힘을 받지 않을까. 한국이 승승장구하면 국민을 하나로 단결시켰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의 추억’도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양종구 스포츠부 차장 yjongk@donga.com


#백승호#이승우#장결희#유소년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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