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양환정]데이터 통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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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환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대규모 자본과 값싼 노동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가 가장 중요한 경쟁의 원천이 되고 있다. 2018년 8월 현재 세계 시가총액 상위 5개 기업인 애플, 아마존, 구글, MS, 페이스북은 모두 대규모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한 ICT 기업이다. 이미 시장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비서, 정밀의료 등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지능화 서비스는 대규모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데이터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되어야 한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 때 직면하는 문제는 대규모 데이터를 개별 기업 차원에서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과 데이터를 구축한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데 많은 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공지능 스피커, 챗봇, 인공지능 콜센터 등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서둘러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나서려고 하는 이유이다.

데이터를 구하기 쉬워지고 지능화 서비스 개발이 용이해진다면 고도화된 인공지능은 제조, 의료, 교통 등 기존 산업의 지능화 혁신을 촉발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데이터의 구축이나 가공 과정에서 많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미국의 유명 반도체 기업이면서 인공지능 기업을 표방하는 ‘엔비디아’의 경우 자율주행 사업을 위해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서 수집한 도로주행 영상을 도로, 표지판, 교통신호 등의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로 가공하는데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고 한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범용 학습용 데이터셋(Data set)을 대규모로 구축하여 기업과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산업 파급효과가 큰 헬스케어, 제조, 치안안전, 법률 등의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높은 데이터셋을 우선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가공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활용도가 높은 데이터는 직접 구축하고, 시장의 수요가 큰 데이터 가공에는 비용을 지원하여 데이터 산업을 진흥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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