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영현]사회복무요원에게 따뜻한 박수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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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현 한국보건복지 인력개발원장
최영현 한국보건복지 인력개발원장
 정유년 새해 첫 월요일인 2일, 경기 수원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치고 떠나는 황대호 씨가 수원시청 청년정책관을 찾았다. 그는 복무 기간 알뜰살뜰 모은 강의료 300만 원을 청년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에 써달라고 기탁했다.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젊은이다.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이들에 대해 2주간 기본직무교육을 수행하고 있다. 교육과정 중 선임 사회복무요원이 후배들에게 근무지에서의 유익한 경험을 전수하고 고민을 같이하며 필요한 정보도 공유하는 수업이 있다. 황 씨가 수원시에 건넨 돈은 바로 2년 동안 모은 강사료였다. 청소년 상비군축구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던 그는 고단한 시대를 사는 또래의 청년들과 고민을 나눈 대가로 받은 강의료를 허투루 쓸 수 없었다고 했다.

 사회복무요원은 2008년 인력이 부족한 사회서비스분야에 배치돼 군복무를 대체하는 제도로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새 이름으로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심화로 많은 손길이 필요한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종합사회복지관 등에 투입된다.

 이 제도의 모태는 독일의 민사복무제도다. 분단 독일시대에 시작된 이 제도는 2013년 50여 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독일 국민의 박수를 받으며 퇴역했다. 독일의 복지국가 완성은 복지 마인드로 무장한 젊은 세대의 봉사도 한몫했다. 이 같은 성과는 우리가 이 제도를 전격 도입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은 이들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보건소와 국공립의료원 등 보건복지분야에서 근무할 사회복무요원들은 우리 기관에서 직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직무교육 과정의 목표이자 슬로건은 ‘가슴이 따뜻한 사회복무 인재양성’이다. 지식과 기술보다는 배려와 봉사, 나눔과 희생의 정신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올해에도 전국 6개 교육센터에서 기본직무교육 1만2000여 명, 심화직무교육 6000여 명이 이수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 이후 10만 명에 가까운 사회복무요원이 보건복지 각 분야로 배출되는 셈이다. 총 대신, 전방 철책 근무 대신 따뜻한 가슴으로 이 나라를 지키는 병역의무자들이다. 묵묵히 땀 흘리며 노인, 장애인의 수발을 드는 사회복무요원에게 사회의 따뜻한 박수를 부탁드린다.

최영현 한국보건복지 인력개발원장
#사회복무요원#군복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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