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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우신]첨단자동차 시대, 한국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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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우신]첨단자동차 시대, 한국은 제자리

한우신 산업부 기자 입력 2017-09-18 03:00수정 2017-09-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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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신 산업부 기자
‘취재한 내용이 기사로 나갈 때쯤에 새 얘기가 아니면 어떡하지?’

본보가 11∼15일 5회에 걸쳐 연재한 ‘자동차가 바꿀 미래 사회’ 취재팀이 했던 가장 큰 걱정이었다. 시리즈는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기술을 장착한 자동차 등 첨단 자동차가 우리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를 그려보는 내용이었다. 6∼8월로 취재 기간을 잡았는데, 기술 발전의 속도가 워낙 빨라 안심할 수 없었다.

미래 사회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기자들은 첨단 자동차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해외 현장을 샅샅이 뒤졌다. 첨단 자동차를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했다. 첨단 자동차 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에도 가속도가 붙은 상황이었다.

시리즈 시작을 바로 앞두고 중국조차 내연기관차 퇴출 시점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하원이 회사별로 시험 운행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 대수를 크게 늘린 법안을 통과시킨 여파가 가라앉기도 전이었다. 친환경·첨단 자동차 시대를 앞당기는 뉴스들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같은 시기 한국 자동차 업계는 전혀 다른 이슈로 달아올랐다. 현대자동차 중국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 공장이 가동되다 멈춰 서기를 반복했다. 노조 측이 승리한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로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걱정하는 기사가 이어졌다. 주요 자동차회사 노조들은 거르지 않고 연례 파업에 나섰다.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 세계가 달려 나가는데 한국은 제자리다. 6월 여의도에서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도심 주행에 나섰던 서승우 서울대 지능형자동차IT연구센터장마저 “한국은 자율주행차 개발 국가라고 말하기조차 힘들다”고 한탄했다. 최근 미국을 다녀온 그의 눈에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미시간주 도심을 돌아다니는 수백 대의 자율주행 시험 차가 아른거렸다.

자율주행차 기반 조성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공약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원회 하나 설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하루라도 빨리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국가가 전력(全力)을 쏟아야 할 때라고 경고한다. 첨단 자동차는 단순히 자동차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신산업 창출의 기회이자 도로는 물론이고 사회 시스템 전체를 바꾸는 문제라는 것이다.


첨단 자동차가 창출할 부가가치는 무한대다. 자율주행버스는 오지로도 대중교통을 확장시킬 수 있다. 무인택배 차량이 실현하는 ‘24시간 택배’ 시스템은 택배를 받는 시간과 장소 제한을 없앤다. 친환경·첨단 자동차 기반으로 한 차량 공유 시스템은 어마어마한 공유 경제 산업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 모두 취재팀이 유럽 미국 일본 등에서 발견한 신산업 기회들이다.

현장에서 얘기하는 모범 답안은 어려운 게 아니다. 첨단 자동차 육성을 위해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규제 위주에서 벗어나 개발을 독려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다. “한국이 첨단 자동차 개발에서 뒤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동안 정부와 관련 업체들이 했던 말은 “아직 어느 기업, 어느 나라도 확실히 앞선 곳은 없다”였다. 본보 시리즈 시작 이후 제너럴모터스(GM)는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발표했다. 우리에게도 기회가 남아 있다고 여유를 부리기에는, 경쟁 국가들의 주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한우신 산업부 기자 hanwshin@donga.com


#첨단 자동차 시대#자율주행버스#24시간 택배#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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