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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전성철]짐 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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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전성철]짐 로저스

전성철 논설위원 입력 2019-02-15 03:00수정 2019-02-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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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77)가 다음 달 방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북한이 로저스 초청을 추진한다면, 이는 외국자본 유치에 얼마나 절박한지를 보여주는 일이다. 북한은 국제제재로 로저스의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영업정지도 안 끝난 가게가 손님 데려다 물건 구경부터 시키는 셈이다. 외교부는 14일 “로저스 회장을 접촉한 결과 아직 구체적 방북 계획은 없다고 한다”고 전했지만 머잖은 미래에 북한행이 이뤄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10여 년 전부터 로저스는 대만, 미얀마, 캄보디아와 함께 북한을 차세대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2007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을 보고 확신을 품었다고 한다. 한국의 자본과 기술력, 북한의 싼 노동력이 합쳐져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전 재산을 투자하고 싶다”, “북한에는 피자 가게를 열어도 크게 성공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이 1980년대 중국이 덩샤오핑 체제에서 걸었던 개방의 길에 이미 들어섰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로저스의 투자 성향은 조지 소로스와 함께 운영했던 퀀텀펀드가 1973년 설립 후 10년 만에 4200%의 수익률을 기록한 데서 드러난다. 기업의 내재적 가치를 보고 장기투자를 하는 워런 버핏과 달리, 로저스는 안정성보다 수익률을 중시하는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38세에 투자 현역에서 은퇴를 선언한 뒤,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일주를 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모험을 즐긴다. 그런 그가 북한에 관심을 두는 것은, 북한이 거대한 변화가 필요한 곳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확인되는 사실이 있다면, 그리스인들이 제시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명제다”라고 강조해온 로저스는 김정은과 외국생활을 경험한 엘리트들이 북한을 변화시킬 거라고 믿는다. 핵 포기와 개방이 현실화하면 그의 예측대로 북한은 우리 경제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경제난으로 하루하루가 아쉬운 쪽은 북한이다. 제재가 풀리더라도 정치권이 성급하게 기업의 등을 떼밀어 북의 변화를 이끌 동력을 떨어뜨리고 좋은 조건의 흥정 기회를 망쳐서는 안 된다.
 
전성철 논설위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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