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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용]김상조와 이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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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홍수용]김상조와 이재웅

홍수용 논설위원 입력 2017-09-12 03:00수정 2017-09-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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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위대한 점은 자신만의 직관을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한 용기였다. 일반적으로는 용납되지 않는 직관에 의존하는 천재이니 직원을 다루는 방식도 당연히 민주적 방식과 거리가 멀었다. 소프트웨어기술 최고책임자 애비 테버니언이 골프를 친다는 소리에 잡스는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 어딨느냐”고 화를 냈다. 테버니언은 그런 잡스를 ‘다른 사람을 상자 안에 가둬두고 혼자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잡스는 독재자 스타일의 경영자였어도 미래를 봤고 그 덕에 존경받지만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은 우리 사회에 그런 걸 제시하지 못했다”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네이버가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으로 온라인 상권을 장악하고 콘텐츠를 헐값에 싹쓸이하는 행태는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갑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구멍가게 한번 운영해본 적 없는 김 위원장이 계속기업의 비전을 폄훼한 것은 독선적 발언이다. “정치가 기업과 기업가를 머슴으로 보는 것”이라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말에 일리가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에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씨가 9일 “한일 최고 인터넷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하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어제는 페이스북에 다시 올린 글에서 자신을 혁신기업가로 표현하면서 “모험을 걸고 살아가는 기업가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어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발언이 부적절했다고 사과하면서 논란은 가라앉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기업가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의문이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원장과 벤처1세대의 공방은 창업을 독려해온 정부가 성장 중인 기업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지 물음표를 남겼다. 트위터를 세운 잭 도시의 말을 참고할 만하다. “기업은 한번 창업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러 고비를 거치면서 재창업의 순간을 맞이한다.” 도전하면서 생멸하는 기업의 원리를 김 위원장이 이해하기 바란다. 불공정거래를 바로잡는 것이 그의 역할이라고 해도 근거 없는 비판으로 기를 꺾는 것은 관의 갑질이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
#스티브 잡스#김상조#이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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