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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규제혁신 ‘총론 찬성-각론 반대’ 전철 밟아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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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규제혁신 ‘총론 찬성-각론 반대’ 전철 밟아선 안 돼

동아일보입력 2018-01-23 00:00수정 2018-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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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규제 때문에 세계 경쟁에서 뒤떨어진다는 말은 없어야 한다”며 “지금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며 신산업 신기술에 우선 적용하자”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규제방식의 큰 틀을 사전허가 대신 사후규제를 강화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고 우선 혁신과제 38개를 선정했다. 지금은 간, 콩팥 등 13가지 장기(臟器)만 이식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살아 있는 사람의 폐, 팔다리 이식수술도 가능하게 됐다. 유망 바이오기술인 ‘유전자 가위’ 상용화, 뮤직비디오 사전심의 폐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혁신 성장을 경제의 양대 축으로 삼고 규제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 김대중 정부의 ‘규제 기요틴’, 이명박 정부의 ‘규제 전봇대’, 박근혜 정부의 ‘손톱 밑 가시’가 모두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의 표현들이었다. 대표적 사례가 보안프로그램 규제다. 박근혜 정부가 액티브X 설치 의무를 폐지하자 금융당국은 새로운 형태의 공인인증서를 요구했다. 이번에 정부가 공인인증서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현장에서는 또 어떤 우회 장벽이 생길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규제개혁의 관건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지적처럼 관료-이익단체-정치인 ‘철의 삼각(Iron Triangle)’의 결탁을 깨는 일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규제가 곧 밥그릇’인 공무원을 대폭 증원하겠다고 한다. 모든 규제는 반드시 어떤 이익단체와 연관이 돼 있다. 규제개혁을 관철하려면 지지율 하락을 무릅쓰고라도 이익단체의 반발을 돌파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없던 분야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 보면 크든 작든 초기에는 부작용도 있을 수도 있다.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미래를 열어가는 정부의 역할이다. 다시 규제 재도입의 유혹에 빠져선 안 된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의 규제경쟁력은 105위로 바닥 수준이다. 임기 초 ‘총론에서는 찬성했다가 각론으로 들어가면 반대’로 이어져 온 역대 정부의 규제개혁 실패의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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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규제혁신 토론회#규제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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