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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산타 마을의 붕괴를 걱정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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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이야기]산타 마을의 붕괴를 걱정하며

한빛나라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커뮤니케이션실장입력 2017-12-23 03:00수정 2017-12-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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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나라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커뮤니케이션실장
‘Santa Claus Santa Claus Main Post Office FI-96930 Arctic Circle FINLAND.’ 실제 산타 할아버지가 편지를 받을 수 있는 산타클로스 마을의 주소다.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사는 라플란드는 겨울에 기온이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권에 있다. 북극권은 북위 66도33분 위 지역으로 대부분이 언 바다로 되어 있다. 여름에는 태양이 지지 않고 겨울에는 태양이 뜨지 않는 북극권에는 한여름 보름달이 뜰 때 호주머니에 토끼 발을 넣고 손에 클로버를 쥐고 주문을 외우면 힘이 울버린처럼 세지고 순록처럼 빨리 달릴 수 있게 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해가 지지 않는 여름에 과연 보름달을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꿈과 희망이 가득한 우리의 동심이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기후변화는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이다. 루돌프로 알려진 순록은 북쪽 툰드라 지역에서 이끼와 나뭇잎, 풀을 먹고 사는데 기후변화 때문에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다. 덜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서 눈 대신 비가 내리고, 비는 순록의 주식인 풀을 얼려버리기 때문이다. 북극권의 스발바르 제도에 서식하는 순록의 경우 식량이 줄면서 다 큰 성체의 평균 체중이 1990년대에 비해 7kg이나 줄었고, 새로 태어난 새끼는 발육이 덜 돼 왜소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산타 할아버지 역시 삶의 터전을 잃고 ‘기후난민’이 될 처지에 놓였다. 수몰 위기에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국민처럼 말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권의 빙하가 녹으면서 산타 할아버지가 발을 딛고 설 단단한 얼음이 없어지고 있고,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2040년이면 북극의 빙하가 완전히 녹아내려 ‘빙하 제로’의 여름이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빙하가 없는 북극을 반길 사람은 많다. 북극은 석유, 천연가스, 액화천연가스 등 엄청난 천연자원의 보고이다. 무엇보다 북극 항로 개발을 둘러싼 해양산업의 무한한 잠재력 때문에 해빙이 가져올 북극의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다. 실제 올해 8월 러시아의 액화천연가스 수송선인 ‘크리스토프 드마르제리’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쇄빙선의 도움 없이 북극 해상을 통과했다. 종전에는 북극의 두꺼운 얼음층과 빙산 충돌 위험 때문에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돌아오는 ‘남방항로’를 이용했다. 북극항로는 항해거리와 운항시간, 연료, 운송단가를 획기적으로 절감시켰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으면 전 세계 개발업자들이 몰려와 북극권의 이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 영구 동토층에 갇혀 있던 메탄가스가 방출되고 지구복사열 흡수량이 많아져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한다는 사실이다. 거대한 배가 지나다니고 가스탐사선과 석유시추선이 들어선 산업화된 라플란드에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설 곳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산타 마을의 붕괴를 막는 것은 기후변화의 위기에서 인류를 구하는 것과 그 목적과 방법에서 일맥상통한다. 게임의 룰은 빙하가 더 녹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성탄절 아이콘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동심 속에 살아 숨쉬고 있다. 100년 뒤 산타 할아버지는 시대상을 반영해서 어쩌면 태양광 썰매를 타고 올지도 모르겠다.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산타 마을과 인류를 살리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해 산타 할아버지와 루돌프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해피엔딩을 기대한다.


한빛나라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커뮤니케이션실장


#산타클로스#산타클로스 마을 주소#기후변화#북극 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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