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도 모르는 교육 팁]“공부가 싫은 아이, 칭찬으로 동기 유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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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노원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왜 A와 B 넓이가 같을까. 궁금하지 않니?” “아니요.”

학습부진 학생들이 자주 하는 대답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수천 가지다. 진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친구와 사이가 나빠서, 집에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효과적인 학습법을 몰라서 등 저마다의 사정은 다양하다. 그런데 학교의 해법은 한 가지다. 반복 학습이다. 학습부진 학생들의 대답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학습동기가 낮다.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반복 학습을 해봤자 성적이 좋아질 리 없다.

학습동기는 학습을 통한 긍정적인 경험과 좋은 기억을 통해 형성된다. 좌뇌와 우뇌는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우울한 아이가 성적이 좋거나, 성적이 좋은데 화가 나는 건 모두 어려운 일이다. 적당한 난이도의 과제를 해결하고 교사나 부모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등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은 ‘기초생활 보장’이나 마찬가지인 우리 사회에서 학습부진 학생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 2014년 ‘두드림학교’는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기초학력이 낮은 학생이 많은 학교에 학습동기와 의지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다층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담임교사가 해당 학생의 학습이 어려운 이유를 파악하면 동료 교사 및 상담 특수 보건 영양 교사 등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개입하는 학교 시스템을 만들었다.

두드림학교 학생들에게 ‘프로그램 참여 전후 나의 변화’를 △학교 성적 △수업 집중도 △학교생활 즐거움 등 8개 항목으로 나눠 평가(5점 척도)하도록 했다. 평균 3.88로 두드림학교 참여 전(평균 2.82)보다 1.06이 상승했다. 두드림학교에서 갑자기 우등생이 탄생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늘 주눅 들어 등교조차 싫어하던 아이들이 학교를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두드림학교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선생님이다. 강원 H초교는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시설아동 등 가정환경이 열악한 아이들이 많은 소규모 농촌 학교다. 환경적 결핍으로 인한 상처가 학습부진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H초교 선생님들은 학습부진 학생들이 정규 수업을 의미 없이 보내고 방과 후 지도를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봤다. 그 대신 정규 수업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선생님들이 의지를 갖고 똘똘 뭉쳐 소통했기에 가능했다.

학교를 집이라는 공간으로 바꿔보자. 선생님은 곧 부모가 된다. ‘공부를 못한다’고 혼을 내기 전에 아이를 화나고 슬프게 하는 일이 없는지, 부정적인 피드백을 준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노원경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위원
#학습부진#학습동기#두드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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