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더 동아/11월 17일] 2002년 지리산에서 반달가슴곰 생존 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16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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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가슴곰의 지리산 서식 확인 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2002년 11월 18일자 31면.
반달가슴곰의 지리산 서식 확인 소식을 보도한 동아일보 2002년 11월 18일자 31면.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달 초 열 감지 센서가 부착된 무인카메라를 이용해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는 야생 반달가슴곰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며 촬영한 반달곰의 사진을 17일 공개했다.”(동아일보 2002년 11월 18일자 31면)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인 반달가슴곰. 동아일보DB
멸종위기종 1급 동물인 반달가슴곰. 동아일보DB
200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반달가슴곰의 모습이 확인된 건 20년 만이었다. 1983년 5월 설악산 반달곰이 밀렵꾼의 총을 맞고 숨진 뒤 더 이상 반달곰 생존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각종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든 데다 웅담 채취를 위한 남획으로 반달가슴곰은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췄다.

당시 카메라로 확인된 반달가슴곰은 무게가 100~120㎏ 정도, 생후 6, 7년의 다 자란 곰으로 추정됐다. 공단 측은 “털과 배설물 등을 조사한 결과 반달곰이 5마리 이상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2년 무인카메라로 촬영한 야생 반달가슴곰의 모습. 동아일보DB
국립공원관리공단이 2002년 무인카메라로 촬영한 야생 반달가슴곰의 모습. 동아일보DB
이날 이후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가 추진된 계기가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鍾) 복원기술원은 2004년 토종 반달가슴곰과 유전자형이 같은 개체 5마리를 러시아, 중국 등에서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했다. 복원 사업의 시작이었다.

“복원사업 초기엔 한두 살 된 어린 곰이 대부분이었다. 방사된 곰에 의한 인명사고 피해를 우려해 태어난 지 1년이 안된 새끼 곰들만 풀었다.”(동아일보 2014년 10월 4일자 4면) 탐방객들이 던지는 초코파이와 김밥에 길들여져 야생성을 잃기도 했다. 달콤한 음식을 많이 먹어 이빨의 반 이상이 썩은 곰도 있었다.

복원사업이 진행된 지 10여 년. 현재 지리산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은 50마리 정도로 늘었다. 최근에는 지리산에 방사된 곰이 80㎞ 떨어진 경북 김천에서 발견돼 인근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복원 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지만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동아일보DB
2018 평창 겨울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 동아일보DB
반달가슴곰은 평창 겨울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바로 ‘반다비’다. 반달가슴곰의 ‘반달’과 대회를 기념한다는 뜻의 ‘비(碑)’를 합쳐 만든 이름. 가슴에 흰 반달무늬가 선명하다. 패럴림픽 선수들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응원하는 따뜻한 캐릭터라는 설명이다. 반다비가 상징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은 복원된 반달가슴곰에 깃든 자연과 인간의 조화라는 의미와 닮아 보인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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