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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도시 교토, 대학 손잡고 ‘글로벌 교육도시’ 도약 꿈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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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도시 교토, 대학 손잡고 ‘글로벌 교육도시’ 도약 꿈꿔

황태훈 기자 입력 2018-11-03 03:00수정 2018-11-03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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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살린 도시, 현장을 가다]日 교토시의 상생 협력
일본 교토시의 38개 대학이 연합해 시 정부와 함께 매년 10월 개최하는 ‘대학 학생 제전’은 ‘일본 제1의 역사 문화 도시 교토’를 널리 알려 대학 위상도 높이고 시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지난해 10월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이 활기찬 동작과 함께 개막 공연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리쓰메이칸대는 교토 문화재를 알리고 외국인 학생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학교로 손꼽힌다. 이 대학 학생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관련한 세미나를 갖고 있다. 교토시·리쓰메이칸대 제공
지난달 18일 일본 교토(京都)시 가와라마치(河原町)역 부근은 역사 도시의 가을을 즐기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현대식 건물 사이로 고도(古都)의 멋이 남아있는 사찰과 좁은 골목길 카페들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교토는 한 해 5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역사 도시다. 794년 간무(桓武)천황이 수도로 정한 뒤 1868년 메이지 유신 때 도쿄로 천도할 때까지 정치 경제의 요지였다. 헤이안신궁(平安神宮) 등 사찰 1500여 곳과 신사(神社) 200여 곳 등 유적을 간직한 관광명소로 꼽힌다.

교토는 일본 제1의 역사 문화 도시라는 이름만으로도 많은 관광객이 몰려오지만 시와 대학, 기업이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교토시와 시내 주요 대학이 참가한 공익재단법인 ‘대학컨소시엄 교토’가 함께 5년째 진행 중인 ‘대학의 도시, 학생의 도시 교토 추진계획 2014∼2018’(교토 계획)이 대표적인 도시와 대학의 상생 협력 사례다.

○ 대학과 기업 연계해 ‘글로벌 교토’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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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교토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보다 큰 매력을 실감할 수 있도록 대학 시설을 정비하고 다양한 학생 활동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본뿐 아니라 글로벌 인재를 유치하는 데도 나섰다. 외국에 도시와 대학을 알리는 광고를 내고 유학생 지원 기능도 강화했다.

졸업 후 진로 지도 및 사회 진출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다. 닌텐도, 교세라와 같은 일본 업체나 교토를 거점으로 둔 글로벌 기업들과 단기 인턴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2, 3주간의 인턴십을 통해 다양한 기업을 경험하면서 취업 기회를 찾는다. 교토시는 200여 개 대기업 및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인재 확보, 정착 지원 사업 협의회’와 연대해 취업정보 데이터를 구축하고 학생들을 연결해 주고 있다.

시는 대학과 연대해 교토의 경제와 문화 산업 활성화도 도모하고 있다. 대학이 갖고 있는 연구개발 능력과 지역 커뮤니티를 융합해 전통문화 산업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매년 10월 헤이안신궁, 오카자키 공원 일대에서 열리는 ‘대학 학생 제전’도 이 같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각 대학별로 지난 1년간 진행한 다양한 지역 활동을 춤과 공연 등으로 선보인다. 교토 지역 대학이 모두 참여하는 이 축제에는 올해 15만 명이 참가했다.

야마시타 신이치(山下信一) 교토시 대학정책과장은 “교토 내 38개 대학 모두가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대학도 발전할 수 있도록 시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토시는 대학 졸업 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취업 상담과 커리어 관리, 교토 기업체 방문 등도 지원한다. 산학 공동연구 프로젝트로 ‘성장산업창조센터’도 조직했다. 야마시타 과장은 “대학, 기업과 힘을 합쳐 진행하기 때문에 교토의 경제, 문화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은 더욱 큰 결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 문화재 교육, 외국인 유치 앞장 리쓰메이칸대

리쓰메이칸(立命館)대는 1900년 문부성 관리가 설립한 교토법정학교로 출발했다. 전신은 메이지 시대 정치가 사이온지 긴모치(西園寺公望)가 1869년 교토 황궁 안에 세운 사숙(私塾)이다.

현대식 건물과 사찰이 조화를 이룬 교토 가와라마치역 부근 거리가 마차를 타거나 거리를 걷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교토=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교토 시내 북서쪽에 있는 메인 캠퍼스인 기누가사(衣笠)와 오사카부 이바라키(茨木)시, 시가(滋賀)현 등 총 3개의 캠퍼스를 가진 리쓰메이칸대는 교토의 문화재를 연구, 교육하고 외국인 학생을 영입하는 데 가장 적극적이다. 약 3만5000명의 재학생 중 외국인(학부와 대학원생 포함) 학생은 2100여 명이며 한국인 학생도 370여 명에 이른다.

무라타 요이치(村田陽一) 사회연계그룹 차장은 “대학생들의 문화유산 교육을 지역 사찰 등과 연계해 관광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쓰메이칸대는 2015년 전국 최초로 ‘세계유산’ 과목을 개설했다. 이 지역 10개 대학은 기요미즈데라(淸水寺) 등 17개의 절, 신사와 협력해 현장에서 문화유산에 대한 강의를 듣는 것으로 학점도 취득할 수 있게 한다. 신사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이를 홍보하는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는 것으로 학점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교토의 사라진 유산을 되살리는 작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헤이안쿄(平安京·옛 교토시) 라조몬(羅城門)은 816년에 태풍, 980년에는 폭풍으로 두 번이나 붕괴됐다. 그런 라조몬 모형이 최근 다시 부활했다. 1995년 헤이안 건도(建都) 1200년을 기념해 전문가들의 기술을 총동원해 원래 크기의 10분의 1 크기로 복원했다. 그리고 2016년 11월 21일 교토역 부근에 라조몬 모형 설치 기념식을 열었다. 무라타 차장은 “장기적으로 라조몬의 원래 크기인 2층 높이에 가로 35m, 세로 24m 원형을 복원해 교토 입구에 세우는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리쓰메이칸대는 미국 아메리칸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호주국립대 등과 유학 교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이 대학 임은정 교수(국제관계학부)는 “문화 도시인 교토의 장점을 내세워 더 많은 외국인 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라며 “교토는 오래된 수도라는 자부심이 강해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지역주민들이 솔선수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주선 연구-벤처 육성, 도시도 대학도 활력▼

日 지방정부-대학 협업 사례


일본에서 교토 외에도 지역 경제도 살리고 대학도 발전하는 지방정부와 대학 간 협업 사례는 많다.

도쿄대 우주선연구소는 지난해 1월 기후(岐阜)현 히다(飛騨)시와 협정을 맺었다. 우주선연구소 소장은 2015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교수. 협정은 장기적으로 우주선 연구시설을 확충해 노벨상 수상자를 더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양측은 최근 기후현의 한 지하철역에 최신 연구 성과를 전시하는 시설물을 설치해 눈길을 끄는 등 대학이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공헌한 모범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이 스타트업을 육성해 지역 경제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도 일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창업을 위해 제대로 하지 않을 거면 입부 사절’이라는 이색 가입 조건을 내걸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규슈대의 창업 동아리 ‘기업부(起業部·기업을 세우는 모임)’도 한 예다.

지난해 이 학교 의학부 4학년 이쓰카 오사무(飯塚統) 씨는 기업부 활동을 통해 의사 전용 병리화상검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메도메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세포 화상 자료를 확인해 보다 빠르고 쉽게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는 이쓰카 씨와 학생 4명이 개발했다. 현재 규슈대 병원에서 시험 활용 중이며 2년 내 상품화할 계획이다. 이쓰카 씨는 기업부에서 창업 계획을 진행하면서 규슈대 출신 기업가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약 50명에게 자문하고 있다. 한 학생 창업자가 무사히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대학은 동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등 지원하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대학 벤처 기업이 많이 탄생하면 지역에도 공헌하고 학교 이미지도 올라가기 때문에 대학도 벤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교토=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교토#가와라마치#리쓰메이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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