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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의 중국 살롱(說龍)]<32>‘안보 긴장, 경제 협력’, 한국과 러시아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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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룡의 중국 살롱(說龍)]<32>‘안보 긴장, 경제 협력’, 한국과 러시아가 가는 길

모스크바=구자룡 기자 입력 2018-07-02 14:29수정 2018-07-0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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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한러대화 제 4차 KRD 포럼 중 ‘정치국제분과’ 참관기
‘한러대화 제 4차 KRD 포럼’ 참가자들이 6개 분야로 나눠 토의를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미하일로비치 필립포프 민족우호대 총장, 발레리 알렉산드로비치 골루베프 가스프롬 이사회 부회장, 비탈리 니키티치 이그나텐코 세계러시아언론협회 회장(전 이타르타스 통신사 사장), 세르게이 블라디미로비치 젤레즈냑 하원의원, 니콜라이 크로파체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총장, 이규형 한러대화 한국측 조정위원장, 박영선 더불어 민주당 의원, 유종하 전 외교부 장관,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김영희 전 중앙일보 상임고문,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정규상 성균관대 총장
‘미국은 보다 확실하게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을 해주고 비핵화를 요구해야 한다’
‘러시아는 대북 제재 해제를 먼저 할 것이 아니라 북한 변화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한러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 협력의 이행은 양국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공고히 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22일 크렘린 북쪽으로 멀지 않은 ‘월드 트레이드 센터’. 문 대통령 방러에 맞춰 열린 ‘한러대화 제4차 KRD 포럼’에서 만난 양국 학자와 전직 관료, 외교관 등 전문가들이 북한 비핵화의 전망과 한-러 협력 방안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왼쪽부터 박선영 더불어 민주당,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 이시형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알렉산드르 파노프 전 주한 대사
한 러시아 전문가는 “한국에 미군이 계속 주둔하면 북한에도 중국군을 진주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도발적인 언급을 했지만 양국 전문가 모두로부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양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동북아에 위기가 높아졌다거나 한-러 양국의 협력, 특히 극동에서 같이 할 프로젝트가 많다는 점은 공감했다. 다만 한반도 비핵화 처방에 대해서는 날선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동시에 진행된 6개 분과 회의 중 정치 국제관계 분과 소속 양국 전문가들은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4시 반 동안 시종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많은 러시아 고위 인사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표명으로 촉발된 한반도 격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 및 그 후 동북아 평화와 협력에 동반자가 되어야 할 러시아를 좀 더 알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계기도 됐다.



● “동북아에 다층적이고 오랜 역사적 긴장 구조 있다” 공감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교수
세르게이 쿠르바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교수(한국학연구소 소장)는 “동북아 국가들간의 부정적인 역사적 기억이 이 지역 평화 안보 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빨리 이러한 기억을 털어버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르바노프 교수는 △북한의 남침으로 인한 한국 전쟁에서 비롯된 한국과 북한의 대립 △일제 강점기와 위안부 피해자 문제, 독도 영유권, 동해 일본해 표기 문제로 인한 한국과 일본의 대립 △분단과 한국전쟁 이후 북한과 미국의 적대 의식 등을 대표적인 부정적인 기억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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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홍완석 교수
한국외대 홍완석 교수는 “동북아에는 강대국 간 패권경쟁, 역내 국가간 영토 역사분쟁 여기에 북한의 핵개발과 대량살상 무기 확산 등 크고 작은 안보 불안 요인이 많은 데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제도화된 다자 안보협력 기구가 없다”고 말했다.

최재근 전 주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최재근 전 주 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는 “(판문점 및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냉전 체제의 실질적인 해체를 위한 서막이라는 열리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동북아 지역정세 변동의 순간을 역내 항구적 평화와 번영의 기반을 다지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판문점과 싱가포르 회담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

글레브 이바셴초프 전 주한 대사
글레브 이바셴초프 전 주한 대사는 “북미 회담으로 당분간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확인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한반도 평화에 얼마만큼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를 미국으로 운반하고 핵 전문가를 미국에 취업시키겠다는 등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북한에게 핵은 안보의 방패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을 위한 제도화 장치를 마련해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회담을 가진 의도 중 하나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점이었다는 점도 실질적인 회담 성과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에 대응해)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해 대사관을 설치하고 군사 활동 줄여나가고, 대북제재를 줄이는 등의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장덕준 국민대 교수
장덕준 국민대 교수는 “싱가포르 회담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이상 지속되었던 북미 양국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첫걸음이라는 데 의미가 있으나 구체적으로 따져 보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회담의 결과물인 선언문에 구체적인 비핵화 과정에 대한 합의가 언급되지 않아 이행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장 교수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승자는 중국과 북한으로 무엇보다 미국이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도발적이라고 언급하며 잠정 중단에 합의한 것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줴빈 극동연구소 한국학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줴빈 극동연구소 한국학센터 소장은 “판문점 선언으로 한국과 북한의 평화적인 공존 기반을 마련했지만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러시아는 판문점 정상회담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환영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 쿠나제 전 주한 대사는 “싱가포르 회담이 이틀간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하루 만에 끝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지금까지 미국의 어떤 대통령은 하지 못했던 한반도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랑하지만 실질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마련된 것은 아니며 미국은 북한을 위한 체제 보장 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창용 가톨릭관동대 교수
알렉산드르 줴빈 극동연구소 한국학센터 소장(전 주러시아 공사)는 “러시아 고위 외교 관료들이 대북 제재 해제의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좀 더 신중하게 다뤄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창용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한-러가 좀 더 집중해야 한다”며 “러시아도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반도 등 동북아 평화체제에 러시아의 역할 필수”

줴빈 소장은 “러시아는 한반도에서 동맹 구조가 형성에 것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며 “7500만 인구를 가진 통일 한국과 국경을 맞대는 것이 마냥 좋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만약 통일 한국에 미군이 그대로 주둔한다면 러시아는 이를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체계(MD) 체제 구축 및 아시아판 NATO 구축 노력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셴초프 전 대사는 “한반도 비핵화 등의 문제는 미국이 단독적으로 문제 해결하지 못하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참여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덕준 국민대 교수도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전쟁이 발생하고 있어 북핵 문제에서 러시아의 중재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한러 간 긴밀한 전략적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및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 구축에서 러시아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21일 러시아 하원 두마에서 가진 연설에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완석 교수는 “러시아가 한국전쟁의 휴전협정 체결 당사자가 아니어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며 “그럼에도 북핵 6자회담이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러시아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이는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 보장을 위한 다자안보 협력체 창설을 더욱 용이하게 할 뿐 아니라 북한의 개혁 개방과 통일 비용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 쿠나제 전 주한 대사
쿠나제 전 대사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아주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해야 하는 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의 힘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북한 역시 중국의 원조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전쟁 종료 이후 한국은 북한에 대해서 공격적인 행위를 한 적이 없었으나, 북한은 한국에 수차례 군사적인 도발을 감행했다”며 “이러한 경험을 돌이켜 보면 어떠한 나라에 안전 보장이 필요한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치 북한의 핵무장 필요성을 용인하는 듯한 논리를 펴서 논란이 됐다.

● 김정은의 비핵화 진정성 논란

엄구호 한양대 교수
엄구호 한양대 교수(국제학대학원장)는 “알고 지내는 러시아 전문가 8명에게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물어보니 모두 ‘어렵다’고 말하고 북한이 형식적으로만 비핵화를 추진하며 시간을 끌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소개했다.

일리야 디야츠코프 모스크바국제관계대 조교수
이에 대해 일리야 디야츠코프 모스크바국제관계대 조교수는 “어떤 러시아 전문가가 그렇게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성에 동의한다”며 “하지만 존 볼튼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말하는 북한 비핵화 조건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맞받았다. 디야츠코프 교수는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원인을 중심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며 “북한이 안보 위협을 느끼는 것이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바셴초프 전 대사는 “미국의 변덕도 문제”라며 “미국이 언제든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맺은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에서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토론 후반부 보충 발언에서 “비핵화가 어렵다고 한 러시아 지인들의 말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단기간에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어렵다는 뜻이었다”며 “장기적으로 비핵화는 되겠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러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방점을 두었다”고 덧붙였다.

쿠나제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시간을 두고 봐야할 것”이라며 “제2차 북미정상 회담의 개최 여부도 아직 미지수”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쿠나제 전 대사는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북한의 의중도 불확실하다”며 “판문점 선언문은 상당히 의미있는 문건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생존이 문제여서 앞으로 어떠한 시나리오가 전개될지 생각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안드류신 상트페테르부르크대 교수
세르게이 안드류신 상트페테르부르크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미 국무부는 북한에 비핵화 관련 45개의 요구 조항을 보낸 걸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단기간에 이를 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미국에 화살을 돌렸다.

● ‘동북아 다자 안보협력체 구성에 동의하지만 이견도’

한반도 비핵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변국들이 두루 참여하는 다자 안보체제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으나 ‘외부 세력’ 문제 등에서 이견을 나타냈다.

홍완석 교수는 “동북아에서 다자안보체제를 창설하는 문제에 대해 한국과 러시아는 이해가 전적으로 일치한다”며 “특히 역내에서 다자 협력틀이 필요한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 것이 북핵 문제였고 6자 회담도 이런 분위기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이바셴초프 전 대사는 “동북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남북한과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 미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협력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줴빈 소장은 다만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남북 통일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남북 주도 하에 이뤄져야 하며 외부 세력의 개입은 절대 반대한다”며 “한반도에서 어떠한 형태의 동맹 구조가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쿠나제 전 대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북한은 핵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하고 재래식 무기를 휴전선에서 후퇴시켜야 하며 한미는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 쿠나제 전 대사는 “한국에 미군이 지속적으로 주둔한다면 북한에 중국군이 주둔하는 제한적 권리가 없느냐”고 말했다.

변대호 전 주크로아티아 대사
이에 대해 변대호 전 주크로아티아 대사는 “중국군 주둔은 북한의 자주 외교 노선을 따져보더라도 불가능하며 오히려 한미 군사동맹의 공고화에 대한 명분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바노프 교수도 “중국군 북한 주둔은 김정은도 반대할 것”이라며 “북한의 주체사상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고려인으로 구소련에서 고위직을 지낸 김영웅 러시아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중국군 주둔에 대해서는 북한도 ‘미친 짓’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하게 가능성을 부인했다.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는 “한국 정부의 북방 정책 모토는 머리 위의 안보 불안 해소를 위해 베이징(北京)을 거쳐 모스크바로 가는 것이었다”며 “이제 북중러와 한 덩어리가 되어 한미일과 대항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30년 전 생각”이라고 말했다.

● ‘한-러, 보다 긴밀한 협력으로 평화와 발전을 찾아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극동과 북한을 아우르는 한-러 협력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를 계기로 한-러 관계를 한 단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양측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고재남 국립외교원 교수
고재남 국립외교원 교수는 “1990년 한러 수교 이후 28년 간 공식 및 비공식 정상회담이 30차례 이상이었고 장차관급 등 고위급 회담도 많았으나 아직도 낮은 수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동부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조기에 해결되기 어렵고 미-러 갈등도 한-러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푸틴 대통령 집권 4기를 맞아 찾아온 한반도 비핵화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며 “러시아가 한반도 평화 정책 프로세스에 어떻게 참여하도록 유도할 것인가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극동 개발 등 경제적 협력을 적극 원하는 만큼 한국은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왼쪽)와 알렉산더 미나예프 전 주북한 러시아대사관 참사관
알렉산더 미나예프 전 주북한 러시아대사관 참사관은 “러시아의 노력으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UN 대북 제재에서 제외했는데 미국과 한국이 독자 제재에 넣었다”고 비판했다. 마나예프는 “역대 한국 정부는 정권 성향에 따라 대북 유화와 강경으로 오락가락 정책 기조를 바꿔왔다”고 비판했다. 엄구호 교수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보수와 진보 정권 사이에 이견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영웅 러시아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김영웅 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면 공산주의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수립하여 북한을 고립하는 것이 북방정책의 골자라고 서술하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 정책도 방향성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사회주의 국가는 중산층이 두터워지면 자본주의화되었다”며 “북한 주민도 상당히 부유해지면 스스로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북한에 대한 어떠한 제재도 북한은 견딜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의 변화를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북한이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면 핵무기도 자연스럽게 내려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기 한양대 교수
김정기 한양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로 나온 이유 중에는 제재 효과도 거론되는데 10년 제재에도 끄덕 없다는 것은 무슨 근거가 있냐”고 반박했다.

손성환 한국외대 초빙교수
손성환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북핵 문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약간 다른데 미국은 글로벌 차원에서 위해를 가하지 않는다면 인도-파키스탄 관계처럼 북핵을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겠지만 한국은 그러기 힘들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어설픈 개혁 개방이 전체주의 정권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인 사례가 있다”며 개혁 개방 과정에서 북한의 체제보장도 내부적으로 위협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신범식 서울대 교수
신범식 서울대 교수는 “지정학적 단층선에 있는 한반도에서 과거에도 대륙과 네크워킹하려는 북방정책이 추진되어 왔었다”며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지금 바로 통일을 논의하는 것은 가장 반통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북-미 회담 후 동북아에 세력균형으로 평화공존을 이루고 남북 교류가 이뤄지는 것을 최대치 목표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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