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주 기자의 여의도 X파일]은퇴는 낼모레인데 노후계획 아직도 없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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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기자
이원주 기자
“은퇴 연령은 빠르고, 노후자금은 부족하며,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들어 둔 금융상품 수익률은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

최근 삼성증권이 개최한 ‘부부은퇴학교’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요약해 본 문장입니다. 설문조사 결과에는 은퇴를 앞둔 ‘현역’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의 삶이 이미 모든 경제활동을 끝낸 ‘은퇴 선배’들의 실제 삶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은퇴 시기’부터 차이가 납니다. 아직 은퇴를 하지 않은 현역 응답자들은 자신이 직장을 그만두는 때가 64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배 은퇴자들이 응답한 평균 은퇴 시기는 이보다 3년 빠른 61세였습니다.

노후자금을 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은퇴 후 필요한 생활자금도 예상보다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은퇴 후 필요한 월 생활비가 300만 원 미만이라고 답한 현역 응답자는 4명 중 한 명꼴에 불과했지만 실제로 월 생활비가 300만 원 미만인 선배 은퇴자들은 3명 중 1명꼴로 비율이 높았습니다.

은퇴를 앞둔 현역들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예금보다 중·고수익 금융 투자상품에 많이 가입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은행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선배 은퇴자들과는 투자 패턴이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수익률에 대한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모양입니다. 응답자들이 원하는 기대수익률은 평균 11.2%인 반면 실제 가입한 상품의 평균수익률은 6.2%에 불과했습니다.

한정 삼성증권 부부은퇴학교담당 부장은 “행사 참석자의 절반 이상이 가족들과 함께 구체적 노후 계획을 세운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며 “4명 중 3명은 배우자 사별에 대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제적으로 100% 만족하는 노후생활을 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더 일찍, 더 구체적으로 준비할수록 조금 더 여유있는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이 시점에서 돌아봅니다. 나도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은퇴자 가운데 한 명이 될 날이 있을 텐데 ‘노후’가 아닌 ‘제2의 인생’을 풍족하게 살 수 있을까요?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삼성증권#은퇴#노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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