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크라우드소싱의 유용성과 한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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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소싱은 개방형 혁신과 함께 많이 알려진 개념이다. 미국 코네티컷대 연구팀은 최근 한 연구에서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현저성 편향’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현저성 편향이란 주어진 상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단서를 사건의 원인으로 여기는 경향을 말한다. 사물 또는 사람을 볼 때 전체의 모습을 보지 않고 눈길을 끄는 것을 먼저 본 다음, 그때 받은 인상만으로 전체적인 사물이나 사람의 속내까지 판단하는 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직원 채용 과정에서 추천서의 내용이 지원자에 대한 평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현저성 편향의 대표적 사례다.

연구진은 플랫폼 콘테스트에서 참여자들의 현저성 편향이 존재하는지, 또 콘테스트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실험은 예측 모델링 콘테스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인 ‘캐글’의 콘테스트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자들은 데이터 분석과 설문을 통해 자신들이 만들어낸 예측 모델의 점수가 공개될 때 참여자들이 그 공개점수에 얼마나 신경을 쓰는지, 그리고 신경 쓰는 경우 최종점수가 올라가는지 등을 살펴봤다.

분석 결과 공개점수와 최종점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높은 순위에서는 두 점수 사이의 상관관계를 찾아볼 수 없었다. 최고 득점자를 비롯한 고득점자들은 중간 공개점수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오직 자신만의 분석과 예측 모델 개선에 집중했다. 즉 캐글 콘테스트에 현저성 편향이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는 콘테스트 참가자들이 공개점수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정작 콘테스트의 승자가 되는 것과는 무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캐글 참여자들은 콘테스트 중에 받는 피드백(공개점수)의 유용성이나 한계를 알고 있음에도 현저성 편향을 보였다. 이 연구결과는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기업이 플랫폼을 설계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점이 무엇인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한진영 중앙대 창의ICT공과대 교수 han1618@cau.ac.kr
#크라우드소싱#유용성#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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