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 “지방자치-분권국가 강화,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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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릴레이 인터뷰/문재인정부에 바란다]中과 마찰 피하고 한미동맹 굳건히… 사드문제는 당파초월 힘 모아야
도 세출입 실시간 공개 제도화… 농어촌 살리는 3農혁신 박차
문재인 대통령 촛불 열망 부응 기대… 3선 도전? 그런 계획 안세우는 편

《 4일 오후 충남도청에서 만난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표정은 유난히 밝았다. 오랜 가뭄 끝에 밤사이 충청 지역에 내린 단비 덕분이었다. 이날 오전 열린 직원회의에서 그는 “어젯밤은 참 행복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채널A 공동 인터뷰에서 안 지사는 열정적으로 정치적인 비전과 충남의 미래를 설명했다. 그는 불과 두 달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새 정부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어졌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4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 인터뷰를 하며 밝게 웃음 짓고 있다. 안 지사는 도지사
 3선 도전이냐, 차기 대선 도전이냐고 향후 행보를 묻자 “상황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4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 인터뷰를 하며 밝게 웃음 짓고 있다. 안 지사는 도지사 3선 도전이냐, 차기 대선 도전이냐고 향후 행보를 묻자 “상황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홍성=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경선에서 맞붙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에 어떤 기대를 하나.

“촛불광장에 모여 ‘이게 나라냐’고 개탄하던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문 대통령께서 잘하고 계신다. 지금처럼 합리적으로 소통하고 민주주의 규칙을 준수하며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중심에 둔다면 국민 모두가 더욱 사랑할 거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날 밤 화제가 된 사건이 있었다. 대통령 볼에 뽀뽀를 했는데….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지 않나. 그래서 그날 저녁 더더욱 기뻤다. 집안 큰형님의 일처럼 굉장히 기뻤다. (문 대통령이) 사랑스러웠다.”

―최근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 정부와 엇박자도 있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는 분단된 현실에서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을 막아야 하고 안보를 튼튼히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더욱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이 절실하다. 그런데 중국하고의 마찰도 피해야 한다. 우리는 교역량으로 보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 무역이 살 길이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고립주의,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이고,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결정했다. 이럴수록 세계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더 많은 나라와 무역협정을 맺어야 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안보도 지키고 중국 관계도 잘 지켜야 한다. 그런 방향으로 풀어야 한다. 여야를 뛰어넘어 안보를 지키자는 데 이견이 있겠나. 사드 배치를 찬성하시는 분들도, 반대하시는 분들도 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생각해서 하는 것이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할 때 힘을 모아 시간을 두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충청인이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뽑혔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사랑해 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전국 17명 시·도지사의 시정과 도정 지지율 조사에서 거의 1년 이상 큰 차이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사랑을 이어나가 보답하겠다.”

―안 지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길 기대하는 충남도민이 많은데….

“2010년 처음 도지사에 도전할 때 세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역사를 잇는 것이었다. 둘째, 김종필 전 총리, 이회창 전 총재 같은 충청도 선배님들의 비운과 좌절의 역사를 뛰어넘어 보겠다는 것이었다. 셋째, 민주화운동 세대로서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국가로 반드시 전진시키겠다는 것이었다. 대선 도전은 이 약속의 이행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그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

“그렇다. 그런데 문 대통령님이 너무 잘하셔서 다 이루실 것 같다. 하하.”

―4대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안 지사는 4대강에 대해 실용적인 태도를 보여 보수진영의 박수를 받지 않았나.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은 잘못된 사업이다. 그건 분명하다. 24조 원이나 들어가는 국가사업을 그렇게 벼락치기로 하는 게 아니었다. 환경영향평가같이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살펴야 할 대목을 놓쳤다. 다만 사업 내용을 보면 준설하고 보를 쌓는 데 그치지 않고 강에 유입되는 지천에 하수종말처리장 같은 투자를 많이 했는데 이건 해야 할 일이었다. 우리가 물 부족 국가인 만큼 물 문제 해결에 대해선 좀 더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싸워서 풀어야 될 문제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게 있다. 가뭄이 들어 난리인데 금강에서 물 갖다 쓰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고 그것이 4대강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안 지사의 대표 정책 ‘3농(農) 혁신’의 핵심은 뭔가.

“농·어업과 농·어촌, 농·어민 3농이 잘살아야 선진국이다. 친환경 유기농업을 육성하고 판로 및 유통구조를 개선했다. 로컬푸드 활용도 늘렸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15개 시군에 식자재 단체급식 공급센터를 갖춰 농협과 생산자, 학부모가 좋은 먹거리를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한다.”

―행정혁신의 아이콘이라는 평가도 듣는데….

“충남도는 지난 3년 내내 정부혁신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우리는 도의 세출입을 실시간 공개한다. 2년 전 국회는 ‘안희정법’이라는 이름의 정부재정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세출입 실시간 공개를 제도화했다.”

―내년 도지사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어떻게 할 생각인가.

“우선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다음에 뭘 할 건지, 그런 계획은 별로 잘 안 세우는 편이다. 상황에 처했을 때 나라를 위해, 또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위해 할 일이 있으면 열심히 하면 된다. 그랬더니 어떤 분이 (할 일이) 없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더라. 그러면 좀 공부하고 쉬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 ::

충남 논산 출신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고려대 철학과에 들어갔다. 1989년 정치에 입문한 뒤 199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든 지방자치실무연구소의 사무국장을 맡았다. 2001년 노무현 대선후보 경선캠프 사무국장, 2002년 제16대 노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으로 노무현 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2010년과 2014년 충남도지사 연임에 성공했다. 보수 텃밭이라던 충남 지역에 민주당 깃발을 확고히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해 차기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홍성=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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