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3골 데니스 체리셰프 ‘러시아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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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6월 20일 2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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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축구대표팀 데니스 체리셰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러시아 축구대표팀 데니스 체리셰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에서 홈그라운드의 이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선수들의 익숙함이 첫째다. 날씨나 잔디, 경기장이 친숙하다. 컨디션 관리가 용이한 이유다. 더불어 심리적인 요인도 긍정적이다. 낯익음은 자신감의 원천이다. 아울러 책임감으로 스스로 중무장한다. 게다가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는다. 이런 까닭에 개최국의 성적이 잘 나오는 건 이상할 게 없다.


월드컵 무대도 마찬가지다. 개최국이 자주 돌풍을 일으킨다. 2018년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도 이변의 주인공이다. 그야말로 승승장구다. 러시아는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집트와 A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3-1로 이겼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개막전 5-0 완승에 이은 2연승(8득점, 1실점)을 거두며 승점 6을 확보했다.

28년 만에 월드컵 무대에 나선 이집트는 이날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모하메드 살라가 선발 출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러시아 돌풍의 중심에는 데니스 체리셰프(28·비야레알)가 자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전 2골에 이어 이날도 결승골을 기록하며 경기 최우수선수인 MOM(Man Of the Match)에 2경기 연속 선정됐다. 체리셰프는 1-0으로 앞선 후반 14분 마리오 페르난데스가 엔드라인 부근에서 내준 볼을 왼발로 밀어 넣어 쐐기를 박았다. 후반 29분 교체로 나온 그는 러시아의 슈팅 11개 중 4개를 기록할 만큼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러시아 축구대표팀 데니스 체리셰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러시아 축구대표팀 데니스 체리셰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체리셰프는 부자(父子) 축구선수로도 유명하다. 공격수로 활약한 아버지 드미트리 체리셰프(49)에 이어 2대째 러시아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아버지는 A매치 10경기를 뛰어 1골을 기록했지만 월드컵 무대를 밟지는 못했다.

체리셰프는 스페인 유학을 통해 축구를 배웠다. 5세 때 아버지를 따라 스페인으로 가서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시작해 2012년 레알 마드리드에서 성인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부상 탓에 순탄치는 않았다. 세비야, 비야레알, 발렌시아를 떠돌다가 2016년 비야레알에 정착했다. 체리셰프는 현재 러시아 대표 중 백업 골키퍼 블라디미르 가불로프(벨기에 클럽 브뤼헤 KV)와 함께 해외 클럽에서 뛰는 2명의 선수 중 한명이다. 2012년 11월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월드컵 개막 전까지 A매치 11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높았다. 어렸을 때부터 아기자기한 스페인 축구를 습득한 덕분에 힘을 앞세운 러시아 스타일 속에서도 현란한 기술이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 희망이 현실이 됐다. 체리셰프는 “2경기에서 3골을 넣은 건 감사한 일이지만, 나의 목표는 팀을 돕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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