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결국 백기 투항…꼬인 실타래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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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5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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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카풀 시범서비스 중단 결정

지난 10일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인근에 주차된 택시에 카풀 도입 반대 문구와 근조 리본이 달려 있다. 뉴스1 © News1
지난 10일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인근에 주차된 택시에 카풀 도입 반대 문구와 근조 리본이 달려 있다. 뉴스1 © News1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지난해부터 한달 남짓 운영해온 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7일부터 시작한 시범서비스 이용자수가 감소한 것도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15일 입장자료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우선으로 원만한 소통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결정”이라며 “대타협기구 외에도 대화 기회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화에는 어떤 전제도 없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카풀 운전자 모집을 통해 7만명의 ‘카풀 크루’가 모이자, 지난해 12월7일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초 지난해 12월17일부터 카풀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택시기사 분신 사망 사건 이후 정식서비스를 무기한 연기했다.

시범서비스 중단 결정에는 카풀에 반대하는 택시기사 2명이 잇달아 분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택시단체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택시단체는 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하라며 대타협 기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택시 거부운동을 펼치며 SK텔레콤의 ‘T맵택시’ 애플리케이션으로 옮겨가기도 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운전자를 모집하기 직전인 10월 둘째주 ‘카카오T’ 기사용 앱 이용자수는 13만5000명에서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12만명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T맵택시 기사용 앱은 9만명으로 3배 늘었다.

이는 이용자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카카오T 앱 이용자수는 165만4000명이다. 12월 내내 매주 200만명대를 유지하던 이용자수가 200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빅데이터를 확보해 내비게이션 등 서비스를 고도화해야 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택시기사와 이용자수 감소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범서비스를 중단했음에도 택시단체와 대화를 풀어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4일 택시업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활용해 택시와 카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국토교통부 매뉴얼이 공개되면서 택시단체의 분노는 격앙되고 있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연합회 상무는 “카카오가 카풀을 중단했다고 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국토부의 여론조작 시도가 나온 만큼 입장을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식서비스를 기다려온 이용자들은 시범서비스 중단 소식에 아쉬워하고 있다. 카풀 이용자모임 ‘카풀러’ 대표 김길래씨는 “어렵게 시작된 승차공유의 씨앗이 없어질까 우려된다”면서 “지난 2015년 우버 퇴출과 같은 사태가 4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이 이뤄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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