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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잘 가거라, 우리 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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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잘 가거라, 우리 아가”

배준우 기자 , 조응형 기자 입력 2018-04-17 03:00수정 2018-04-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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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마지막 합동영결식… 총리 유가족 시민 등 6000명 참석
‘세월호 팔찌’ 올려 놓는 유가족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영결·추도식’에 참석한 한 유족이 영정 앞에 세월호 팔찌를 조심스럽게 올려놓고 있다. 안산=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엄마가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고 정원석 군의 어머니 박지민 씨(59)가 16일 오전 9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에서 흐느꼈다. 오후로 예정된 합동영결식을 위해 단원고 학생과 교사 영정 및 위패 258위 를 외부로 옮기는 중이었다. 아들의 영정과 위패를 든 장례지도사를 뒤따르던 박 씨는 몸을 가누지 못했다. 외부 영결식장 무대에서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고 내려오면서 연신 뒤를 돌아봤다. 전체 행렬은 10분 가까이 중단됐다. 무대 아래서 “잘 보내주자. 괜찮을 거야”라며 서로를 다독이던 다른 희생자 가족들은 박 씨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작은 흐느낌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인근 희생자 가족 대기실 컨테이너의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쌓여만 갔다. 고 이정인 군 아버지 이우택 씨(47)는 “식사는 하셨느냐”라고 묻고는 표정 없이 목례만 건넸다.

2시간 40여 분 뒤 258위의 영정과 위패는 무대의 여섯 단에 가지런히 놓였다.

오후 3시 ‘윙’ 하는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희생자들의 합동영결식이 시작됐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1461일 만이다. 4년 가까이 영결식도 못하고 모셔져만 있었다. 정부합동분향소가 문을 닫으면서 이곳에 있던 영정과 위패는 별도의 추모 공간으로 옮긴다. 이날 영결식에는 희생자 가족과 시민 등 약 6000명이 자리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한 이낙연 국무총리(66)는 무거운 표정으로 객석의 유가족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 총리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그 짧은 생을 그토록 허망하게 마친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라면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기필코 건설하겠다”고 추도사를 마쳤다.

영결식은 추도사 이후 개신교 천주교 불교 의식, 추모 노래공연, 고 남지현 학생의 언니 서현 씨(26)의 편지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후 분향과 헌화가 시작되자 곳곳에서 “잘 가, 우리 아가. 잘 가야 해”라는 소리들이 허공을 맴돌았다. 이 총리를 비롯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일반 시민들도 참여했다.


이날 같은 시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인 희생자 11명의 합동영결식이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로 탑승객 476명 가운데 172명은 구조됐고 304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단원고 학생과 교사는 모두 261명이며 일반인은 43명이다.

배준우 jjoonn@donga.com / 안산=조응형 기자
#세월호 참사#합동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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