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한단에 1만원… 아이쇼핑하는 주부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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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폭염에 ‘밥상물가 쇼크’
배추-무 등 채소값 한달새 30%↑… 정부, 추석 성수품 안정책 조기 가동
누진제 개편, 전기료는 16.8%↓

주부 신모 씨(37)는 최근 몇 주간 장을 볼 때 예전에 늘 사던 시금치를 못 사고 있다. 한 단에 2000∼3000원 하던 시금치 가격이 9000∼1만 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신 씨는 “시금치 외에 다른 채소들도 대부분 가격이 올라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여름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비닐하우스 재배 작물, 노지(露地) 작물을 가리지 않고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일부 품목은 한 달 새 가격이 두 배 이상으로 오르기도 했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올라 11개월째 1%대의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가 느끼는 밥상 물가는 큰 폭으로 뛰고 있다. 8월 채소류 가격은 전달과 비교해 30% 상승했고 과일이 9% 오르는 등 농산물 가격이 평균 14.4% 올랐다. 품목별로는 시금치가 128% 상승해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어 양배추(85.5%), 배추(71.0%), 수박(63.2%), 무(57.1%), 파(47.1%), 상추(40.5%) 등의 차례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특히 시금치는 7월에도 50.1% 올라 가격 상승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 정보 사이트인 ‘참가격’에 따르면 시금치 한 단은 1개월 전만 해도 평균 4998원이었지만 현재는 평균 9228원에 달한다. 이 가격은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모든 유통 채널에서 팔리는 시금치 가격을 종합해 평균한 것이다. 배추 한 포기도 7717원으로 한 달 전(4998원)보다 많이 올랐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달 폭염으로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고 말했다.

추석 차례상 물가 걱정이 커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성수품 수급 안정 대책’을 예년보다 일찍 내놨다. 대책반은 보통 추석 전 2주간 운영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운영 기간을 1주일 늘려 이달 2일부터 3주 동안 운영키로 했다. 추석 수요가 많은 배추, 무, 사과, 배,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10대 성수품을 평상 시 출하량(5396t)보다 1.4배 많은 하루 7252t씩 풀기로 했다. 대책 기간 전체 공급 물량은 지난해(8만 t)보다 51% 늘어난 12만 t 수준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정부 비축 물량과 농협이 계약 재배하고 있는 물량 등을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8월 전기료는 7월에 비해 1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폭염에 냉방비 걱정이 컸지만 정부가 전기료 누진제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면서 실제 소비자들의 부담이 줄어든 셈이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악 폭염#밥상물가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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