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2차 가해 멈추고 역고소 취하하라”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8일 16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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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59) 감독이 ‘미투’와 관련, 여러 건의 고소를 제기한 것을 규탄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가 18일 서울시 당주동 변호사회관에서 ‘고소남발 영화감독 김기덕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PD,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전문위원,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 등이 참석했다.

홍태화 사무국장은 “약 7개월에 걸쳐 피해자가 검찰에 고소한 내용과 동일한 영화인신문고 피해신고 내용을 직접 사실 조사했고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며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깊게 반성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해주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미투 열풍 속에서도 김기덕 감독은 본인 작품의 여배우 인권을 짓밟은 폭행 유죄판결을 받아도 보란 듯이 유바리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작품이 초청되고,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며 “가해자는 영화계에 활발히 남고 피해자는 영화계를 떠날 수밖에 없는 한국 영화의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강혜란 대표는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연예인인권지원센터는 고 장자연씨 사건을 계기로 영화계 내에 존재하는 성차별적 문화와 관행을 개선해 나가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한 뒤 2차 가해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강 대표는 “2017년 이후 김기덕 감독을 둘러싼 피해자들의 증언은 계속 이어져 왔다. 그와 운명을 같이 하는 영화인들은 여전히 제작현장에서 벌어진 문제적 행위들을 함구함으로써 제대로 된 진실 규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로 인해 피해자들은 반복적으로 2차 가해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지적했다.

배복주 대표는 “성폭력 가해자는 사과와 반성보다 피해자를 대상으로 역고소(무고, 명예훼손, 위증, 손배소 등)를 하거나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고소(명예훼손, 위증, 손배소 등)하여 피해자를 위축시키고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덮어버리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를 한다”며 “성폭력 피해자들은 2차 피해와 역고소로 인해 위축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배 대표에 따르면 여성가족부 관할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지원센터의 2017, 2018년 전체 구조 195건, 380건 중 각 22건, 81건이 역고소 피해 지원이다. 배 대표는 미투운동 촉발로 역고소 피해자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주장했다. 배 대표는 “김기덕 감독이 피해자와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 단체, 방송사를 대상으로 손배소 등의 역고소를 제기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하여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방식과 다르지 않다”며 김 감독의 고소 취하를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의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한다. 김기덕 감독이 ‘입증 가능한 법적 책임’만큼이나 도의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김 감독은 2017년 강요, 폭행, 강제추행 치상 등의 혐의로 고소됐다. 2018년에는 ‘PD수첩’이 김 감독의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및 성폭력 혐의들이 폭로했다. 방송 이후 김 감독은 ‘PD수첩’에서 증언한 여배우 2명을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패소했다. 이후 여배우와 ‘PD수첩’에 대한 형사 고소, 민우회에 대한 3억원 손해배상 소송, 여배우와 ‘PD수첩’에 대한 10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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