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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멈추느니 급전(急電) 계약해지” 기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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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멈추느니 급전(急電) 계약해지” 기업 늘어

박희창 기자 , 최혜령 기자 입력 2017-08-11 03:00수정 2017-08-1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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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위한 인위적 수요감축 논란
제철소 찾은 이인호 산업1차관 “급전이 발전소 건설보다 경제적”
간담회 열어 ‘우수사례 공유’에 급급… 중소기업 피해 목소리는 외면
10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앞줄 오른쪽)이 인천 현대제철 공장에서 전력사용량 감축 지시에 따른 대응절차 설명을 듣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갑작스러운 감축 지시로 논란이 된 수요자원 거래시장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가 지난 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일부 기업에 전력 사용량을 줄이도록 하면서 수요자원거래(DR) 시장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급히 진화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었지만 정작 참여 기업의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데 그쳤고 정부의 갑작스러운 대규모 급전(急電) 지시로 난처해진 중소기업들의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들은 정부를 의식하며 외부에 말을 아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보여주기식 행사’만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위해 인위적으로 전력 수요를 낮추고 있다는 논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 발전소 건설보다 낫다고 강조

10일 이인호 산업부 1차관은 인천 동구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업계 간담회를 갖고 “수요자원 거래를 통해 확보한 단위 시간당 발전량(4.3GW)이 원전 3, 4기 용량에 이를 정도다. 발전소 건설보다 (수요관리가) 훨씬 더 경제성이 있다”고 밝혔다.

2014년 11월 처음 도입된 DR 시장 제도는 전기 사용자가 전기를 아낀 만큼 전력 시장에 판매하고 금전 보상을 받는 제도다. 공장, 마트 등이 정부와 계약을 맺은 뒤 급전 지시에 따라 약속한 만큼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급한다. 정부가 수요관리사업자에게 감축 지시를 내리면 이 사업자가 다시 참여 기업을 모집해 지시를 전달하는 형태다.

이 차관은 “DR 시장에 대한 오해를 해소해 일반 가정도 참여할 수 있는 ‘국민 DR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파트나 상가 등이 급전에 참여하고 전기를 아끼면 금전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공장 위주로 이뤄졌던 수요관리를 아파트 단지 등으로 확대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 잇따르는 급전 지시에 당혹


피크 계절 및 시간대의 사용량을 낮추기 위해 수요관리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업계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정광하 현대제철 이사는 “급전 지시를 받으면 1시간 안에 계약한 전력량을 줄여야 하는데 생산 공정을 지키려면 1시간 만에 작업을 중단하긴 어렵다. 급전 지시에 좀 더 여유를 달라”고 말했다.

급전 지시가 반발을 불러온 것은 정부와 일부 수요관리사업자가 제도 취지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무리하게 참여 업체를 모집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년에 최대 60시간까지 지시를 내릴 수 있게 계약을 맺지만 지난해 실제 급전 지시가 내려진 시간은 총 5시간에 그쳤다. 업체들은 올해도 이 정도 수준일 줄 알고 계약을 맺었다가 잇따르는 급전 지시에 당혹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선 급전 지시로 피해를 본 업체들의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산업부 관계자는 “DR 참여 업체 중 우수 사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급전 지시 이후 5분 만에 감축에 나서면 더 많은 보상을 주는 등 인센티브 구조를 추가로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반면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는 “암묵적으로 간담회 내용을 외부에 말하면 안 된다는 분위기였다”고 귀띔했다.

정부 급전 지시에 피해가 큰 중소기업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수요관리사업자는 “대기업은 사무실 불을 끄는 정도로 감축량을 채울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공장을 멈춰야 겨우 가능하다”면서 “앞으로도 현 수준으로 급전 지시가 내려오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박희창 ramblas@donga.com / 세종=최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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