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회장 “中은 애플에 보복 안 해…애플은 내 스승”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7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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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인터뷰 “中 애플 보복한다면 내가 먼저 항의”
트럼프에는 불편한 심기…“사고 싶어해도 안 판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애플을 자신의 스승이라고 칭하면서 “중국이 애플에 보복 조치를 가한다면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런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중국은 애플에 대해 보복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만일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내가 제일 먼저 그 조치에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내 스승이고 (업계의) 선두주자다. 제자로서 어떻게 스승에 반대하겠나. 절대 그러지 못한다”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자국 내 애플 제품 판매를 차단할 경우 애플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런 회장은 화웨이를 수세로 내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런 회장은 “미국은 우리에게서 제품을 구매한 적이 없다”면서 “앞으로 미국이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 한다고 해도 나는 팔지 않을 것이다. 협상도 필요없다”고 단언했다.

또 런 회장은 화웨이가 미중 무역협상의 협상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농담일 뿐이다”라면서 “난 정치인이 아니다. 우리가 어떻게 미중 무역과 관련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방송 진행자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가 걸려올 경우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무시하겠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 번호를 갖고 있지도 않다”고 답했다.

런 회장은 시간이 지나면 화웨이가 미국의 압박에 대한 고유의 해결책을 고안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웨이는 수년 동안 자체 칩을 설계해 왔고, 휴대전화와 서버를 위한 자체 운영체제(OS)까지 개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화웨이가 얼마나 빨리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만일 화웨이가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스마트폰 등 소비재 사업이 동력을 잃고 클라우드 서버 사업을 육성하려는 노력도 무산될 수 있다.

런 회장은 한동안 은둔 생활을 했으나 자신의 딸이자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인 멍완저우(孟晩舟)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부터 언론 앞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7일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자국 기업과 화웨이 간의 부품·소프트웨어 거래를 차단했다. 이후 영국과 일본 등 미국의 우방국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하면서 화웨이는 점점 수세에 몰리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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