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루미늄 공룡’, 한국 상륙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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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위장해 美 우회수출 의도, “국내 업계 다 죽는다” 초긴장

중국 2위 알루미늄 압연업체가 국내 투자를 신청하자 국내 알루미늄 업계가 “국내 알루미늄 산업계가 무너질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18일 한국비철금속협회 등 알루미늄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알루미늄 업체들은 16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을 찾아 중국 ‘밍타이(明泰) 알루미늄’의 국내 공장 신설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6일 건의서를 보낸 데 이어 다시 행동에 나선 것이다. 밍타이는 광양알루미늄공업이라는 한국법인을 세우고 광양 인근 산업단지에 연간 생산량 1만 t 규모의 알루미늄 판재·포일 생산공장을 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알루미늄 업계는 해외 투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국내 산업 기반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밍타이는 알루미늄 중국 2위 업체로 연간 생산량이 77만 t에 달한다. 한국 전체 생산량이 약 102만 t임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양인 데다 품질과 원가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받아 국내 진출 시 관련 기업이 모두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밍타이가 한국에 진출하려는 것은 한국 시장보다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우회 수출이 주된 목적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미중 무역전쟁의 일환으로 해외 알루미늄 제품 수입에 대해 쿼터 제한 및 추가 관세 10%를 물리는 동시에 중국 업체에 대해선 덤핑관세와 상계관세 등 100%가 넘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밍타이가 ‘한국산’으로 제품을 수출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국내 알루미늄 시장은 약 10조5000억 원 규모인데, 대부분 영세 업체가 많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중국 알루미늄 공룡#한국 상륙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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